“칼부림 목격 여고생들, 울면서 뛰어오더라” 신림동 가게 주인이 전한 당시 상황

박선민 기자 2023. 7. 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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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칼부림’ 피의자 조모씨가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뉴스1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33살 피의자 조모씨는 3여분간 약 140m를 뛰어다니며 시민 4명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고, 현장에 있던 다른 시민들은 이 끔찍한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신림역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사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회상했다.

첫 번째 칼부림이 발생했던 지점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상점 오픈 준비 뒤 은행에 가려던 중에 쿵 소리가 나서 놀라서 밖에 나가 보니까 한 사람은 바닥에 누워있고,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은 흉기를 들고 휘두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 액션이 굉장히 컸다. 팔을 훅 높이 드는 바람에 너무 놀랐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A씨는 이 같은 범행 장면을 목격한 뒤 즉시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에 들어가 112 신고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게 문을 잠그며 경찰에 전화를 하는 순간, 범인 조씨와 눈을 마주쳤다. 바로 이어서 A씨 눈에 들어온 광경은 여학생 2명이 자신의 가게를 향해 뛰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이 학생들은 칼부림 현장을 목격한 뒤 겁에 질려 A씨 가게에서 잠시 몸을 숨길 수 있도록 부탁했다고 한다.

A씨는 “문을 잠그고 있는데 갑자기 아기들이, 고등학생 여자애 두 명이 막 울면서 뛰어 들어와 ‘죄송하다, 우리 여기 좀 들어가면 안 되겠나’고 하더라. 그렇게 들어온 애들은 얼굴이 거의 그냥 노랗게 변해있었고, 눈물 바다였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창문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앉아가지고 울었다. 도망가서 괜찮다고 했더니 집이 (범인이) 도망간 쪽으로 가는 방향이라 그쪽으로 못 나가더라”고 했다.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칼부림 사건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장면./ 뉴스1

A씨가 가게 문을 열어준 덕에 학생들은 상황이 일단락된 뒤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A씨는 “우는 거 달래주고 있는데 경찰이 와서 어느 정도 수습을 하고, 밖으로 나가는 쪽으로 저희가 데려다줬다. 그래서 애들은 무사히 들어갔다”고 했다.

조씨와 눈을 마주쳤던 A씨는 그 눈빛에 대해 생각보다 평범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범인) 눈빛은 당황한 눈빛이었지, 막 미친 듯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앞서 피의자 조씨는 신림역 4번 출구 인근부터 폭 4m가량의 골목을 빠르게 움직이며 범행을 저질렀다. 체포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하기도 했는데, 이를 보면 조씨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안 되더라고” “X 같아서 죽였습니다” 등의 말을 했다. 지난 23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되는 과정 중에는 취재진에 “제 모든 게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 있어서 잘못한 일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조씨에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펜타닐을 복용했다”고 주장했다가,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에서 음성이 나오자 진술을 번복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조씨의 진술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모발 등의 정밀 감식을 요청했다. 또 조씨 휴대전화 포렌식과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등을 통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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