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10점차 역전극 썼던 물금고, 강호 충암고마저 꺾고 4강 진출
경남 양산 물금고가 전통의 강팀 충암고마저 격파하며 청룡기 4강에 올랐다. 물금고는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8강전(우천 서스펜디드 속개)에서 충암고를 11대9로 격파했다. 이 경기는 지난 22일 두 팀이 7-7로 맞서던 7회말 우천 중단된 뒤 이날 재개됐다.
지난 이틀간 내린 비가 물금고를 도왔다. 물금고는 22일에는 투구 수에 따른 의무 휴식일 규정에 따라 출전하지 못했던 3학년 투수 서보한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7회말 2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물금고는 8회초에 상대 폭투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고승현의 1타점 적시타와 이승주의 2타점 적시타로 11-7로 앞서나갔다. 서보한은 8회말 수비를 삼자범퇴로 막아 기세를 올렸다. 그는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볼넷 3개와 2루타 1개를 내주며 2점 추격을 허용했으나, 마지막 타자 충암고 허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끝냈다.
물금고는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팀이다. 강팀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16강에서 경남 지역 강호 마산고를 상대로 10점차 열세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썼다. 마산고는 올해 황금사자기 우승팀인 부산고를 꺾고 올라와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었다. 8강에서 만난 충암고 역시 전통의 명문으로, 현재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 3명을 보유한 팀이다.
물금고는 2015년 창단한 신생팀으로 이번이 전국대회 첫 4강 진출이다. 양산에 있는 원동중이 2년 연속 대통령배 우승을 하는 등 선전하자 지역 야구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양산시와 교육청이 물금고에 야구부를 만들었다. 그러나 훈련 환경은 열악했다. 전용 야구장은 물론, 실내 훈련장조차 없어 지역 사회인 야구팀이 쓰는 훈련장을 빌려쓰고 있다. 하지만 작전 야구와 탄탄한 수비를 강조하는 강승영 감독 지도 하에 조직력을 다져왔고, 최금강·박정준 등 프로 출신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여러 노하우를 전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26박 27일간 포항·울산·대전 등을 돌아다니며 연습 경기를 하는 등 원정 훈련을 했다. 강승영 감독은 “이번 청룡기가 장마로 인해 일정이 많이 미뤄져서 선수들이 일주일 넘게 서울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런 적이 선수들은 물론 나도 처음인데, 시즌 전 장기간 타지 생활을 하며 컨디션 조절하는 법을 배운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돌풍의 중심에 주장 공민서가 있다.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마산고와 16강전에서 10점차로 뒤질 때 “부모님들께 부끄러운 경기 보이지 말자. 마산고도 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선수들을 독려해 역전극을 이끌었다. 타격감도 뜨겁다. 이번 대회 14타수 8안타(타율 0.571) 4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충암고와 8강에서도 3루타 1개 등 5타수 3안타 2타점을 때렸다. 그는 “자신감이 붙을 대로 붙었다”며 “여기까지 온 만큼 4강에서 떨어지면 더 아쉬울 것 같다. 경기 끝나고 그라운드에서 쓰러지겠다는 각오로 준결승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물금고의 4강 상대는 경기상업고. 경기상고 역시 야구부 창단 60년 만에 첫 전국대회 준결승에 오른 팀이다. 두 팀은 2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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