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초자치단체 도입…경청회서 도민 반대 의견 봇물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 제2차 도민경청회 개최
"삶의 질 나아지지 않을 것" "세금 등 각종 비용 증가"
대안으로 '행정시장·행정구청장 러닝메이트제' 의견도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24일 오전 제주시 이도2동 제주벤처마루에서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2차 도민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3.07.24. 0jeoni@newsis.com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형 행정체제의 적합한 대안으로 용역진이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와 '시읍면 기초자치단체' 도입안을 제시했으나, 도민경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행개위)가 24일 오전 제주시 이도2동 제주벤처마루에서 개최한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2차 도민경청회'에 참석한 도민들은 기초단체 도입 시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세금 등 비용 증가, 갈등 발생, 효율성에 대한 의문 등을 언급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삼도1동 주민 김모씨는 "제주특별자치도를 17년 동안 하면서 정착돼 가는 이 시점에 이러한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한다고 해서 우리 도민의 삶이 나아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금 등 각종 비용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련1동 박모씨는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능률적으로 효율적으로 완성해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그런 전초기지가 되기 위해서 만든 것인데, 지금 국제자유도시가 완성이 됐느냐"며 "완성이 어느 정도 된 다음에 (행정체제 개편을)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상당한 갈등을 겪으며 많은 시간과 경비가 투입됐는데, 이제 와서 기초자치단체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선 아무리 좋은 안이 나오더라도 동의할 수 없다"며 "민주성 확보를 위해선 행정시장 러닝메이트제(임명 예고제)를 통해 도지사와 임기 4년을 함께하면서 책임을 지게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삼도2동 이모씨는 "인터넷, 언론사 제보 등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언로(言路)가 상당히 많이 열려 있는데도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해서 우리 생활, 환경 문제들을 제안해야 할 그런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의회나 의원에 의존하기보다 인터넷 커뮤니티 참여 등을 통해 직접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일도2동 이모씨는 "특별자치도가 17년 됐기 때문에 과연 이게 제주도에 맞는 건지 안 맞는 건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뭐가 잘 되고 있고 뭐가 안 되고 있고 이런 절차적 과정이 없다"며 "(행정체제 개편은) 민주성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행정 계층을 2단계로 해서 인구 5만 단위의 행정구청장 러닝메이트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2차 도민경청회는 이날 경청회를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권역별로 16차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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