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얘기 안 들어줬다고…동거녀 흉기 살해한 30대男 '중형'

/사진=뉴시스

여자친구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정성민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위치 추적 전자장치 10년간 부착도 명했다.

A씨는 지난 3월23일 오전 1시50분쯤 전북 군산시 자택에서 여자친구 B씨(40대)의 얼굴 등 신체 곳곳을 흉기로 30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부터 B씨 집에서 함께 살던 중이었다. 범행 당시 A씨는 B씨에게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지내며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놨지만, B씨가 이를 무시하자 주방에 있던 흉기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에 B씨는 "찔러라", "집에서 나가라" 등 말했고, 격분한 A씨는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장기 손상과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저항할 능력을 잃어가는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지속했다는 점에서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고 무자비했다"며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허무하게 삶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에서 총점 20점으로 '높음' 수준에 해당한다고 나타났다"며 "유족들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