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사 부동산 PF 성과급 단기성과 위주” 지적

금융감독원 점검 결과 일부 증권사에서 부동산 PF 관련 임직원의 성과보수체계를 단기성과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 성과보수 대부분이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됐으며, 일부 증권사는 직원들의 성과급에 손실을 반영해 이연지급하는 대신 일시 지급하고 있었다.

24일 금감원은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있고 지배구조법 적용을 받는 22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성과보수 지급현황과 법규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지난해 부동산 PF발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증권사가 담당 임직원에게 과도한 성과보수를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금감원 점검 결과 22개 증권사가 지난해 부동산 PF 성과에 대해 지급한 성과보수 총액은 5458억원으로 전년(3525억원) 대비 1933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미뤄서 지급하기로 결정한 성과보수 중 손실이 발행해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조정금액은 64억원에서 327억원으로 263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증권사의 성과보수체계가 단기성과를 우선시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성과보수는 장기 성과와 연계될 수 있도록 주식 등으로 지급하고,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점검 결과 상당수 증권사는 성과보수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었다. 성과보수 금액 기준으로 79.7%가 현금으로 지급됐다. 이연지급 기간도 최장 9년으로 정한 회사가 있는 반면 법상 기간인 3년보다 짧게 설정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지배구조법 적용 증권사는 이연지급 기간 중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 규모를 반영해 성과보수를 재산정해야 한다. 하지만 5개 증권사는 이연지급 성과보수의 조정 관련 사항을 회사 내규에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일부 증권사는 성과보수 산정 시 투자위험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지배구조법 적용 증권사는 임원뿐 아니라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 해당하는 직원에게도 성과보수를 이연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17개사는 성과보수 총액이 일정금액 미만일 경우 금융투자업무 담당 직원을 이연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전액 일시급으로 지급학 있었다.

금감원은 미흡 사항이 확인된 증권사에 대해 법령의 취지에 맞게 성과보수 체계가 확립·운영될 수 있도록 조속히 지도하고, 금투협회 등을 통해 성과보수와 관련한 올바른 시장 관행 확립 등 자율 개선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 지배구조법령상 규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