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선 우파 1위, 과반은 실패…정국 혼돈속으로(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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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좌우 어느 진영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당초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이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두는 동시에 극우 정당이 50년만에 정권에 진입, 우파 연정이 곧바로 탄생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국민당은 개표 결과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에는 미치지 못해 향후 정부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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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성 불발시 총선 다시 치러야…野 "선거결과 따라 통치" vs 총리 "우파연합의 패배"
(파리·서울=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윤종석 기자 =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좌우 어느 진영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당초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이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두는 동시에 극우 정당이 50년만에 정권에 진입, 우파 연정이 곧바로 탄생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국민당은 개표 결과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에는 미치지 못해 향후 정부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스페인 내무부에 따르면 국민당은 하원 전체 의석 350석 중 136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이어 집권당인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이 122석을 가져갔다.
극우 성향의 복스(Vox)와 15개 좌파 정당이 연합한 수마르(Sumar)는 각각 33석, 31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당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충분한 득표는 하지 못했다고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은 전했다.
정치 진영에 따라 구분하면 국민당과 복스 등 우파가 169석, 사회당과 수마르 등 좌파가 153석을 확보했다.
양 진영 모두 과반 의석(176석)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총리는 원내 1당 대표가 맡는 게 관례인데, 이를 위해서는 하원 의원 절대 과반에 해당하는 17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협상에는 시간 제약이 없기에 길게는 몇 달까지도 걸릴 수 있다. 만약 정부를 꾸리지 못하면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국민당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게 될 경우 복스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방안이 정해진 수순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복스의 극우 성향에 대한 중도파의 거부감 등으로 인해 실제 우파 연정이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총선에서 독재자 프랑코 사후 민주주의로 전환된 지 50여년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정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보수 야당이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CNN도 국민당이 복스와 연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그 경우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며 우파 연정을 구성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복스는 여성이나 성소수자 등에 대한 성평등 제도 폐지도 주장하고 있는데, 이번 선거 득표수는 지난 선거 때(52석)보다 줄었다.
딱 떨어지는 승자가 없는 투표 결과에 여야는 모두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며 아전인수식 공방을 이어갔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는 개표가 끝나갈 무렵 당사 앞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당의 대표로서 선거 결과에 따라 나라를 통치할 수 있도록 대화를 주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당을 이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 정당이 없다는 점을 들어 국민당과 복스 연합이 패배했다며 "스페인이 뒤로 물러나기보다 계속 전진하길 바라는 국민들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산체스 총리가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당과 복스 등 우파 야당 연합에 패한 뒤 의회를 해산하면서 애초 계획보다 일찍 치러졌다.
이례적으로 여름 휴가철에 치러진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70.33%로 2019년 11월 직전 총선 때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고 일간 엘파이스가 전했다.
우편으로 부재자 투표를 신청한 유권자는 247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CNN은 이번 선거를 두고 산체스 총리의 '정치적 도박'이었다고 평했다.
산체스 총리는 여성 권익 강화와 안락사 관련법 등 여러 사안에서 진보적인 색채를 내왔는데, 이와 같은 개혁 조치는 도시 지역에선 표를 모아줬으나 다른 지역에선 역풍을 맞았다고 CNN은 분석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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