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즐기는 1m70 ‘작은 거인’ 브라이언 하먼, 디 오픈을 사냥했다

김경호 기자 2023. 7. 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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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하먼이 24일 영국 잉글랜드 위럴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에서 열린 제151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순은제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들고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짓고 있다. 호이레이크|AP연합뉴스



신장 170㎝의 ‘작은 거인’ 브라이언 하먼(36·미국)이 제151회 디 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650만 달러)에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존 람(스페인)도, 떠오르는 샛별 김주형(21)도, 부활한 전 세계 1위 제이슨 데이(호주)도 그의 근처에 3타차 이상 접근하지 못했다.

하먼은 24일 영국 잉글랜드 위럴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파71·738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치고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 김주형 등 4명의 공동 2위(7언더파 277타)를 6타차로 제치고 순은제 트로피 클라레 저그와 상금 300만 달러(약 38억 6000만원)를 거머쥐었다.

2014 존 디어 클래식(7월), 2017 웰스 파고 챔피언십(5월) 이후 6년 2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PGA 통산 3승을 거둔 그는 2017 US오픈 공동 2위, 2022 디 오픈 공동 6위를 넘어 30번째 메이저 도전에서 마침내 ‘일생의 꿈’을 성취했다. 3라운드 직후 “내 삶의 일부를 희생하고 열심히 골프연습을 하는 이유는 오직 메이저 우승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힌 소망을 이뤘다.

하먼은 이날 세계랭킹 10위로 지난주보다 16계단 상승했고, 페덱스컵 랭킹 6위로 뛰어올랐다. 평소 오른손잡이지만 골프는 왼손으로 하는 그는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 2013년 필 미컬슨(미국)에 이어 3번째로 왼손잡이 디 오픈 챔피언에 올랐다.

하먼의 우승 원동력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을 발휘한 퍼트였다. 하먼은 이번 대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83야드에 불과했지만 퍼트로 얻은 이득(퍼팅 스트로크 게인드)에서 +11.57로 1위에 올랐다. 특히 13번홀(파3) 보기로 4타차로 좁혀진 직후 14번홀(파4)에서 12m 짜리 버디 퍼트를 넣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꼭 필요할 때엔 장타력도 발휘했다. 2라운드 18번홀(파5)에서 346야드 드라이버샷에 이어 244야드를 남기고 5번 아이언으로 투 온에 성공해 이글을 잡아 5타차 선두로 끝낸게 결국 이번 대회 승부처가 됐다.

조지아주 출신으로 사냥을 즐기는 그는 나흘 내내 보인 강인한 모습으로 이번 대회에서 얻은 ‘조지아의 불도그’, ‘호이레이크의 도살자’ ‘도살자 하먼’ 등의 별명에 만족스러워 했다. 시상식에서 “집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3명)에게 우승 인사를 전한다”며 가족애를 드러낸 하먼은 “TV로만 보던 일이 내게 일어났다. 믿을 수 없는 한 주였다”며 감격했다.

김주형은 오른발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치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준우승이자, US오픈에 이은 2연속 메이저 톱10, 2007년 최경주의 공동 8위를 넘은 한국선수 디 오픈 최고성적을 올렸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68타를 치고 공동 6위(6언더파 278타)를 차지했고, 임성재는 공동 20위(1언더파 283타)에 올랐다.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마지막날 4타를 줄이고 안병훈, 리키 파울러(미국),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공동 23위(이븐파 284타)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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