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불황에도 '영끌 투자'…삼성도 역대급 투자 전망
올해 투자 줄인다더니…더 공격적 투자 나서
삼성전자도 첨단 공정 위주로 맹추격 나설 듯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에 23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10% 정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실제로는 투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등 후발 업체들이 공격적인 추격에 투자 고삐를 늦추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도 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추격의 피치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상반기 181억1000만달러(23조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167억2000만달러(21조원) 대비 8.3% 증가한 것이다.
특히 2분기 시설투자액은 81억7000만달러(10조원)로 집계돼, 1분기(73억4000만달러) 대비 11.3% 늘었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 목표액을 당초 320억~360억달러(41조~46조원)로 제시했다. 지난해 시설투자(363억달러)에 비해 최대 11.8% 줄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도 경기 침체는 어쩔 수 없었다고 분석해왔지만 계획보다 더 많은 설비 투자를 집행한 셈이다.
그만큼 TSMC가 독주 체제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우리는 제조 기술 리더십, 대량 생산 및 규모의 경제라는 근본적인 경쟁 우위를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거세게 추격 중인 5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설비 투자는 미래의 성장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지출"이며 "올해 설비투자의 70~80%는 최첨단 기술이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 투자 속도 늦추지 못하는 건, 삼성전자 탓?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시설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한 10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특히 반도체 생산 설비에 9조8000억원이 투입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전 중이지만, 과감한 위기 돌파에 나선 것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 60.1%를 기록했다. 불황기에도 전 분기(58.5%) 대비 점유율을 확대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5.8%에서 12.4%로 떨어졌다.
또 올해 2분기 실적도 TSMC가 삼성전자에 앞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이 4808억대만달러(19조7000억원)를 기록해, 삼성전자(13조~14조원 추정)를 제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런 상황에서도 TSMC가 투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의 추격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TSMC와 글로벌 팹리스(설계 회사)와의 끈끈한 연대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강조하지만 지난 21일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가장 탄력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TSMC 외에 다른 제조 역량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가운데, 제조부터 테스트까지 '턴키(Turnkey·제품을 구매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자가 인도하는 방식)'의 공정 운영이 가능한 반도체 기업은 오직 삼성전자뿐이라는 점이 조명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의 공격적인 투자에 맞서 올해 파운드리 시설 투자액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는 파운드리 공장의 경우 내년 말 4나노 양산을 위한 설비 투자가 진행 중이며, 공사가 끝나는대로 2공장 투자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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