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식사·용변 시 수용자 보호장비 사용은 인격권 침해”

교도관이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용변을 보게 한 것은 인격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권위는 한 교도소장에게 수용자가 교정시설 내에서 식사, 용변 시 등 필요한 경우엔 보호장비 사용을 일시 해제하도록 담당 업무 직원에 대한 직무교육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것을 지난 4일 권고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앞서 진정인은 담당 교도관이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용변을 보도록 해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인 담당 교도관은 “당시 수용자들의 집단 소요사태로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진정인을 비롯한 수용자들이 흥분 상태였기 때문에 임의로 보호장비를 해제해 위험을 감수하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및 시행규칙>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수용자의 목욕, 식사, 용변, 치료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장비 사용을 일시 중지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고 규정한 만큼, 용변시 보호장비 착용은 인간으로서의 품위 및 인격권을 지나치게 제한 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피진정인이 당시 10명 안팎의 수용인들이 단체로 난동행위를 하여 이를 정리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보호장비를 일시 해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목욕, 식사, 용변, 치료 등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기본적인 행위인 만큼 원칙적으로 보호장비를 일시 해제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상태로 배변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진정인이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낄 수 있고, 옷이나 속옷에 묻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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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