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출원 공개했다 유사 디자인 또 신청…헌재 "등록 거절 정당"

디자인보호법 36조 1항 단서조항 합헌 결정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출원 전 공개된 디자인은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등록을 거절할 수 있고 해당 디자인이 법률에 따라 국내에 출원공개되면 등록기회를 잃는다는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 A씨가 디자인보호법 제36조 제1항 단서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4월 골프클럽용 헤드의 디자인등록을 출원한 뒤 출원공개신청을 해 디자인공보에 게재됐다. 한 달 뒤에는 디자인을 일부 수정하기 위해 기존 출원을 취하하고 새 디자인등록출원을 했지만 특허청은 새 출원디자인이 선행디자인과 유사하고 신규성 상실 예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등록거절을 결정했다.

디자인보호법에서는 출원 전 공개된 디자인은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라는 이유(신규성 상실)로 등록이 거절될 수 있지만 공개된 지 12개월이 지나지 않은 디자인에 한해 등록받을 기회(신규성 상실 예외)를 준다.

다만 해당 디자인이 법률에 따라 국내에 출원공개나 등록공고되면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데 A씨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단서 조항을 문제삼았다.

A씨는 특허청의 거절결정에 불복해 특허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 결정을 받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했지만 기각당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재는 단서 조항이 합헌이라고 봤다. 헌재는 "이미 출원돼 공개된 디자인은 재출원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도 출원인에게 불이익이 없고 재출원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일반에 공개된 디자인은 공공의 영역에 놓인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미 출원공개된 디자인에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출원공개되면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디자인 등록 출원인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