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공개된 디자인 재출원 제한…헌재 "문제 없어" 합헌

특허청 "출원공개된 디자인 재출원 인정 못 해"
헌재 "재출원 기회 부여하지 않아도 불이익 없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내에 이미 출원공개된 디자인에 대해선 '신규성 상실의 예외'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2023.07.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국내에 이미 출원공개된 디자인에 대해선 '신규성 상실의 예외'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일 청구인 A씨가 디자인보호법 제36조 제1항에 대해 낸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A씨는 2018년 4월 '골프클럽용 헤드'에 대해 디자인 등록출원과 출원공개신청까지 마쳤는데, 이후 디자인 수정을 한다며 출원을 취하하고 '골프퍼터 헤드'로 디자인 등록출원을 다시 진행했다.

그러나 특허청은 새 출원 디자인이 앞선 디자인과 유사해 '신규성 상실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등록 거절 결정을 내렸다.

디자인보호법에 따르면 진정한 창작자 보호를 위해 미처 출원하지 못한 디자인에 대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 때에는 신규성과 창작 비용이성(선행 디자인들의 조합으로 쉽게 창작할 수 없는 것)을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출원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신규성 상실의 예외'라고 한다.

특허청은 이미 등록출원과 공개신청까지 된 A씨의 선행 디자인으로 인해 후행 디자인에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후 A씨는 특허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청구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됐다.

하지만 헌재는 이미 출원공개된 디자인에 대해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해당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우선 재판부는 재산권 제한 여부에 대해서 "청구인은 디자인 등록 거절 결정으로 독점배타적인 디자인권을 취득한 사실이 없어 재산권을 제한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심판대상 조항은 신규성 상실의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로서 디자인이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출원공개된 경우를 규정하는데, 이는 디자인 개발 후 사업준비 등으로 미처 출원하지 못한 디자인에 대해 출원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라며, "이미 출원돼 공개된 디자인은 재출원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권의 효력, 관련 디자인제도 등을 고려할 때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출원공개된 경우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디자인 등록 출원인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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