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피해 여전한데…울타리 예산 ‘국비 싹둑’
[KBS 전주] [앵커]
야생 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농민들의 시름이 큰데요,
울타리 같은 예방 시설을 짓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지원해오던 예산을 정부가 대폭 줄였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확을 앞둔 옥수수들이 밑동이 꺾여 쓰러졌습니다.
알맹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멧돼지들이 휩쓸고 간 겁니다.
올해 고추를 심은 밭 쪽엔 튼튼한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습니다.
보조금을 받아 설치 비용도 아낄 수 있었습니다.
[박홍석/고추 재배 농민 : "100% 효과를 보는 거죠. 멧돼지, 고라니가 들어오지를 못하니까…."]
그런데 지자체와 함께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시설 보조금을 지원해온 정부가 올해 국비를 크게 삭감했습니다.
지난해 4억 원 넘게 전북에 책정했던 예산이 올해 1억 8천여만 원에 그쳐 60% 가까이 깎인 겁니다.
전라북도 분담액도 같은 비율만큼 줄어 농가들이 보조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김대식/임실군 운암면 : "우리(마을)가 8개 집이 신청했는데 올해 3개밖에 선택이 안 됐죠."]
임실 등 일부 시군에선 시·군비를 늘려 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재정 부담이 큽니다.
[조현선/임실군 환경보호과장 : "멧돼지나 고라니 피해로 거의 농사를 못 짓고 있는 휴농 상태인 논(농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도비 부분이 계속해서 감소된다면 시군 부담 증가로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환경부 역시 사업 필요성에 공감하며 내년도 예산을 늘렸지만, 기획재정부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야생동물로 인한 농업 피해액만 해마다 수백억 원대로 추산되고 있지만, 예산 절감을 이유로 정작 필요한 사업에 손 놓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이지현 기자 (id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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