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채수근 상병 부모의 오열 속 당부, 軍 지휘부는 들었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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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서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의 영결식 후 부모가 자필 편지에서 '전 국민의 관심과 위로 덕에 장례를 잘 치렀다'면서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채 상병 부모는 사고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면서 '역시 해병대는 다르다는 걸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보여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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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서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의 영결식 후 부모가 자필 편지에서 ‘전 국민의 관심과 위로 덕에 장례를 잘 치렀다’면서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해병대 가족의 일원으로서 해병대를 응원하며 해병대가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항상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22일 영결식 후 채 상병 부모의 뜻에 따라 공개된 편지에는 보국훈장을 추서해준 보훈 당국을 비롯해 해병대 등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다.
채 상병의 부모는 외아들을 떠나보내면서도 끝까지 의연했다. 아들의 영정 사진을 안고 오열했지만 ‘다독여주신 귀한 말씀들을 기억하며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가 보겠다’고 했다. 군과 국가에 원망과 저주를 퍼부을 만도 한데 오히려 감사부터 표시해 주변을 숙연하게 한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때 막내아들 민평기 상사를 잃은 뒤 국가에 대한 원망 대신 유족 보상금 등을 해군에 기부하며 바다를 지켜 달라고 했던 윤청자 여사도 떠오른다.
유족의 절절한 애국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다. 당시 실종자 수색 정황을 볼 때 군 당국의 상황 오판은 심각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단순 재해복구작전인 줄 알고 현장에 출동해 물속 수색이 어렵다고 보고했으나 상부 지시로 구명조끼도 없는 상태에서 실종자 수색에 동원됐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이라면 군 지휘부의 과실이 뚜렷하다. 채 상병 부모는 사고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면서 ‘역시 해병대는 다르다는 걸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보여 달라’고 했다. 채 상병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군 지휘부가 유족 당부에 제대로 응답할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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