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냉각 가능한 4세대 소형원전… “화석연료보다 안전”

MS 설립‘테라파워’연구소 공개
기존보다 안전도 1000배 이상↑

벨뷰=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만큼 안전한 것은 없습니다. 화석연료나 재생에너지보다 안전합니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45㎞ 떨어진 벨뷰에 자리 잡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의 에버렛연구소. 창고 같은 외관과 달리 미 정부가 철저하게 보안 관리하는 연구소 내부는 나트륨 실험장비를 비롯해 염소염 용융염원자로(MCFR) 실험장비,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실험설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기술장비로 가득 차 있었다. 크리스 르베크 CEO는 “원전 건설·운영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한국과 협력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SK, HD현대 같은 좋은 기업들로부터 투자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미 정부 승인을 받아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220억 원)를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 특히 테라파워는 미 에너지부로부터 차세대 원자로 실증프로그램의 하나로 1단계 실증단지 구축 비용의 절반에 달하는 약 20억 달러를 지원받아 현재 미 와이오밍주에 345㎿ 규모 실증원자로를 2030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원자로 냉각에 물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는 4세대 SMR 개발의 선두주자다. SMR은 대형 원전의 발전 용량·크기를 줄인 500㎿ 이하 소형 원전으로 외부 전원 없이 자연냉각이 가능하고 일체형 구조로 안전도를 기존 원전 대비 1000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실제로 이날 숀 아크리 수석 실험엔지니어가 열에너지 저장·전달에 사용되는 용융염의 일종인 ‘솔라 솔트’를 305도 고온에서 녹인 뒤 금속 틀에 붓자 곧장 딱딱한 고체로 굳었다. 한편 르베크 CEO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계획 관련 질의에 “엔지니어 관점에서 보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 “다만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해 소통 문제가 중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