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정치’ 실종[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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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 원로 11인이 지난 17일 한국 정치 복원을 촉구하면서 '3월회'라는 모임을 발족했다.
신영균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필두로 강창희·김원기·김형오·문희상·박희태·임채정·정세균·정의화 등 전직 국회의장 8명과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이 참여했다.
정대철 회장은 "정치가 실종됐다"면서 독선, 힘과 진영 논리 고착, 팬덤 극단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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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 원로 11인이 지난 17일 한국 정치 복원을 촉구하면서 ‘3월회’라는 모임을 발족했다. 신영균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필두로 강창희·김원기·김형오·문희상·박희태·임채정·정세균·정의화 등 전직 국회의장 8명과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이 참여했다. 정치권의 살풍경이 오죽했으면 원로들이 나섰을까. 정대철 회장은 “정치가 실종됐다”면서 독선, 힘과 진영 논리 고착, 팬덤 극단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문희상 전 의장은 흥미로운 요인을 짚은 적이 있다. “요즘 정치인들은 공천을 받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정치를 한다. 그러니 서로 못 죽여서 안달이 난 거다. 정당 관계라는 건 죽여야 하는 적이 되면 안 된다. 이상적인 것은 라이벌 관계여야 한다.” 정치 맞수는 사라지고, 정적(政敵) 관계만 남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맞수는 경쟁하면서도 상대를 인정하는 관계다. 맞수 중의 맞수가 정립(鼎立)했던 YS·DJ·JP의 ‘3김(金) 시대’에 늘 화제가 됐던 또 다른 맞수는 박희태 전 의장과 박상천(1938∼2015) 전 민주당 대표다. 갑장에 같은 대학 동기로 사법고시(13회)·국회 입성(13대)·주요 당직은 물론 법무부 장관 이력까지 똑같았는데 출신 지역과 소속 정당, 생각, 스타일, 성격이 달랐다. 1997년 각기 한나라당과 새정치국민회의 원내총무를 맡아 협상하던 시절, 박 전 대표가 법전을 들고 담배를 퍽퍽 피워대는 날엔 박 전 의장은 늦도록 폭탄주를 마셨다. 자주 “동기라 부르지 말라”면서 반말 섞어 말다툼을 벌였지만 둘은 서로 추켜세워줬다. 건곤일척의 대선 구도에서 후보 앞에서 대서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의정을 이끌었다. 정계 은퇴도 같은 해, 2012년에 했다. 2015년 박 전 대표가 세상을 뜨자 박 전 의장은 “나는 한 마리 짝 잃은 거위” “우린 공격적 맞수가 아닌 협력적 맞수였다”고 했다.
그때도 모략과 비방, 숱한 몸싸움과 날치기, 장외투쟁이 벌어졌으나 그 와중에도 협상과 타협이 있었다. 그래서 맞수끼리의 담판, 결단이 벼랑에서 정치를 구했다. 취임 4개월이 넘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아직 술, 밥 타령 속에 회동하지 못하고 있다. 맞수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내인지는 모르지만, 그건 정치인으로서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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