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특급호텔 거듭나는 ‘그랜드하얏트 제주’… “제주를 끌어안고 즐기는 휴식”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2023. 7. 24. 11: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드림타워 ‘그랜드하얏트 제주’ 1박 체험
하얏트그룹 본사 관심↑… 차세대 ‘그랜드하얏트’
직항 재개로 외국인(60%) 비중 내국인 역전
제주공항서 10분 거리… 도심형 관광 이끌어
카지노 정상화 따라 호텔 실적 개선 전망
인증샷 명소 스위트룸 ‘코너뷰’
그랜드하얏트 제주 260㎡ 프레지덴션스위트 코너 전망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문을 연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내국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랜드마크 탄생을 알렸다. 이후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라 하늘길이 열리면서 이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 올라섰다. 지난 3월 제주공항 직항 노선 항공편이 재개되고 항공기 운항이 본격화되면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하얏트 제주’ 투숙객 비율은 외국인(약 60%)이 내국인을 넘어섰다.

6월에는 1600개 객실이 만실을 기록하면서 월 3만 객실 시대를 열기도 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인이 가장 많고 미국인이 두 번째라고 한다. 서양인들의 제주도 관광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울을 방문한 후 제주를 찾는 미국인 방문객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일본을 비롯해 대만과 싱가포르 등에서 온 방문객도 고른 분포를 보인다고 한다.

팬데믹 기간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그랜드하얏트 제주가 하늘길 재개에 맞춰 본격적으로 실적 끌어올리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도 이용객이 몰리면서 향후 호텔 실적도 함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롯데관광개발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턴 어라운드’ 국면에 돌입한 그랜드하얏트 제주를 직접 방문해 현장 분위기와 호텔 주요 시설들을 살펴봤다.
제주공항에서 보이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그랜드하얏트 제주) 타워

○ 특별한 입지 ‘제주공항서 10분 거리’… “관광객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된 날이었지만 제주도는 소강상태였다. 우산은 필요 없었다. 다만 몸이 밀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불었다. 김포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크게 흔들린 원인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수준의 바람이다.

제주공항 본관에서 나오자마자 대각선 우측 방향에 제주드림타워 건물이 보였다. 한 눈에 제주드림타워 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센 바람 속에 홀로 우뚝 선 모습으로 당당한 자태를 뽐냈다. 지난 2020년 11월 준공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연면적이 30만3737㎡로 여의도 63빌딩의 1.8배 규모로 지어졌다. 최고층과 높이는 38층, 169m다. 63빌딩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제주도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로 완공됐다. 이전 최고층 건물은 롯데시티호텔로 높이가 89m다. 건물 대부분은 그랜드하얏트 제주 호텔 객실로 보면 된다. 호텔 규모 역시 주목할 만하다. 롯데호텔(500객실)보다 3배 이상 많은 1600객실을 갖췄다. 전 세계 750여개 하얏트그룹 호텔 중에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쌍둥이 빌딩 형태로 2개 타워가 나란히 서 있고 앞에 8층 규모 보조 건물이 세워진 구성이다. 특히 그랜드하얏트 제주는 롯데관광개발이 지난 1980년 제주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후 40년 만에 완성한 숙원사업이다. 그런 만큼 글로벌 수준 객실과 시설 구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제주공항에서 제주드림타워까지는 택시로 약 10분(약 2.9km)이 걸렸다. 공항과 가까운 거리는 큰 장점이다. 하늘길이 막힌 팬데믹 기간 그랜드하얏트 제주가 국내 여행업계 ‘도심형 호캉스(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행위)’ 트렌드를 이끄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로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국내에는 도심 속 호텔(또는 리조트)에서 휴식을 즐기는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팬데믹 기간 제주드림타워 그랜드하얏트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이 많아지면서 제주도 관광 중심지가 서귀포(남쪽)에서 공항 인근 제주시(북쪽)로 옮겨진 모습이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호텔의 경우 글로벌 호텔 체인인 글로벌 하얏트그룹(하얏트호텔&리조트)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로 조성됐다. 하얏트그룹 내부적으로도 차세대 그랜드하얏트 방향성을 담은 ‘그랜드하얏트 2.0’ 시설로 여기고 운영 현황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계약 방식도 기존 그랜드하얏트 서울과 인천, 파크하얏트 서울과 부산, 안다즈 서울 강남 등과 차별화됐다고 롯데관광개발은 전했다. 다른 하얏트보다 상위 단계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하얏트그룹으로부터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1층 로비

○ 제주공항 직항 재개 효과… 아시아권 외국인 방문객↑

제주드림타워 건물은 가까이서 보니 더욱 웅장하게 느껴졌다. 건물이 있는 노형동오거리 인근은 주택과 상가지역이다. 주택과 상가가 즐비한 곳에 초대형 건물이 홀로 솟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제주드림타워 진입로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깊게 이어졌다. 버스 등 주차공간도 넓게 조성했다. 노형동지역 교통체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라고 한다. 공간이 충분히 넓기 때문에 매장이나 상점으로 활용할 수 있었지만 수익 대신 공익을 선택한 설계라고 롯데관광개발 측은 설명했다. 리조트 방문객 입장에서는 덕분에 진입로가 쾌적하게 느껴진다. 지하주차장은 지하 3층부터 5층까지다. 마찬가지로 공간을 넉넉하게 설계했고 전기차 충전설비도 갖췄다. 주차는 객실당 1대가 무료다.

1층 로비에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공간이 넓기 때문에 붐비지는 않았지만 하늘길이 열린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서양보다는 아시아권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다.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제주공항 직항 항공편이 확대되면서 지난달부터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내국인을 넘어섰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미국인이 중국인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고 했지만 첫날 로비에서는 미국인처럼 보이는 외국인을 보지 못했다. 이후에 엘리베이터나 시설물을 이용할 때 간혹 백인 외국인을 볼 수 있었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이에 대해 낮 시간대에 서양사람들은 호텔에 머무르지 않고 관광을 다니기 때문이라고 롯데관광개발 측은 설명했다. 서양인과 아시아권 방문객의 차이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아권 외국인 방문객은 주로 해당 국가에서 직항 노선을 이용해 리조트를 방문하지만 서양인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제주로 오는 방문객이 많다고 한다. 그런 만큼 방문 목적도 대체적으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서양인은 주로 관광을 하기 위해 제주를 찾기 때문에 투숙을 목적으로 그랜드하얏트 제주를 방문한다. 낮 시간대에는 제주도를 관광 중이기 때문에 호텔 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아시아권 방문객은 휴양이나 카지노 이용이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호텔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호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중국어는 중국인 방문객의 비중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직항 노선이 재개되기 전에는 중국어 안내판 등을 잠시 없앴지만 하늘길 재개에 따라 중국어 안내판을 다시 배치했다고 한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260㎡ 프레지덴션스위트 거실 및 코너 전망
그랜드하얏트 제주 260㎡ 프레지덴션스위트 침실

○ ‘명불허전’ 올스위트 객실… 인증샷 명소 코너 전망

객실은 타워1과 타워2 등 2개 건물로 구분했다.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 가능하다. 7만8000원(1인)을 추가하면 그랜드클럽 이용권과 프라이빗 체크인이 가능하다. 상위등급 객실은 그랜드클럽 이용권과 프라이빗 체크인 서비스가 기본으로 포함된다. 그랜드클럽에는 와인과 음료가 무제한 제공되고 시간대별로 디저트나 간식이 제공된다. 넓은 식당 공간에서 음료와 디저트, 커피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체크인 전에도 기다리면서 그랜드클럽을 이용할 수 있다.

객실은 크기에 따라 65㎡ 일반객실과 130㎡ 그랜드스위트, 130㎡ 코너스위트, 195㎡ 디플로매틱스위트, 260㎡ 프레지덴션스위트 등 5종으로 구성됐다. 최상위 프레지덴션스위트를 제외한 다른 객실은 모두 킹이나 트윈 침대를 고를 수 있다. 뷰는 오션뷰와 시티뷰, 한라산 마운틴뷰 등 3가지(일반객실 기준)다. 높은 층수 객실은 시티뷰를 선택하더라도 제주공항과 오션뷰를 누릴 수 있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260㎡ 프레지덴션스위트 욕실
그랜드하얏트 제주 260㎡ 프레지덴션스위트 거실 안쪽
가격은 시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객실이 30만~40만 원대, 그랜드스위트 60만~70만 원대, 코너스위트 70만~80만 원대, 디플로매틱스위트 260만~290만 원대, 프레지덴션스위트는 500만~600만 원대다. 전반적으로 다른 특급호텔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최상위 프레지덴셜스위트는 1개 객실만 있다. 아직 유명인사가 묵은 적은 없다고 한다. 약 80평 크기에 거실부터 침실까지 투숙객 주요 동선은 모두 오션뷰 전망을 누릴 수 있다. 건물 모서리 부분은 두 개 면이 유리창으로 이뤄진 독특한 코너 전망을 보여준다. 코너스위트 역시 코너 전망을 갖춘 객실이다. 코너 전망에서 연예인들이 인증샷을 찍어 사진 명소로 알려지기도 했다. 프레지덴셜스위트는 욕실도 일반객실보다 훨씬 크고 드레스룸 공간과 마사지 룸까지 마련됐다. 버틀러 서비스를 이용해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버틀러 서비스를 위한 전용 출입구도 갖췄다. 상급 객실의 경우 욕실에서 제주 전망을 감상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 65㎡ 일반객실 직접 경험해보니… “잊혀 지지 않는 제주 전망”

직접 경험한 객실은 65㎡타입 킹룸 시티뷰다. 그랜드하얏트 제주에서 가장 작은 객실이지만 실제 크기가 약 20평 수준으로 4인 가족도 넉넉하게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모든 객실이 전망에 특화된 유리창으로 이뤄져 실내가 더 넓어 보이기도 한다. 기본 투숙 인원은 2명이기 때문에 만 13세 이상 인원에 대해서는 추가 요금 3만3000원이 발생한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다. 객실에 들어서면 정면 벽을 기준으로 한쪽은 욕실, 다른 한쪽은 복도로 구성됐다. 어느 방향으로 진입해도 침대 공간으로 이어진다.

화장실은 복도 뒤편에 별도로 마련됐고 비대와 세면대도 갖췄다. 복도 벽면에는 붙박이장이 배치됐다. 기본적으로 가운과 푹신한 슬리퍼가 각각 2개씩 제공된다. 슬리퍼는 푹신하지만 여름에는 조금 덥게 느껴질 수도 있다. 붙박이장 내부 서랍에는 신발주머니와 구두 주걱 등이 있다. 수영장이나 다른 시설을 이용할 때 신발주머니가 유용해 보인다. 붙박이장 맞은편은 전신거울이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욕실
욕실은 일반객실이지만 화려하면서 넓고 고급스럽다. 욕실만 봐도 롯데관광개발이 강조하는 전 객실 ‘올스위트’ 콘셉트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세면대와 거울도 각각 2개씩 있다. 투숙객 2명이 동시에 세면대를 이용할 수 있다. 동그란 대리석 욕조도 고급스럽다. 욕실 안쪽에는 샤워실이 갖춰졌다. 어메니티는 발망(BALMAIN) 브랜드 제품을 배치했다. 디플로매틱스위트와 프레지덴셜스위트에는 조말론 어메니티가 제공된다. 챙겨갈 수 있는 고체비누 4~5개와 비치용 바디샴푸, 샴푸, 컨디셔너 등으로 구성됐다. 빗과 고무줄, 면봉, 칫솔 등 세면 및 샤워 용품도 별도로 준비했다. 침대와 침구류도 느낌과 감촉이 고급스럽다. 400수 침구 세트와 구스다운 오버사이즈 베개로 구성됐다. 디플로매틱스위트 이상 객실에는 700수 침구 세트와 덕시아나(여탸뭄) 슈퍼킹 침대, 로쉐보보아(Roche Bobois) 가구가 제공된다. TV는 75인치다. TV 아래는 벽과 일체형으로 이뤄진 붉은색 선반이 있다. 룸서비스 메뉴 책자를 비치했다. 룸서비스 메뉴로는 아메리칸 조식과 한국식 조식, 서양식(스테이크, 치즈 버거 등), 한식(갈치구이, 짬뽕, 갈비탕 등), 중식(차슈 돼지고기 덮밥, 새우볶음밥 등), 스페셜 메뉴(제주 돔베고기 등), 음료, 주류 등 다채롭게 준비했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전망(시티뷰)
침대 공간을 지나면 2~3인용 소파와 테이블, 노르웨이 브랜드 ‘스트레스리스’ 리클라이너가 있다. 스트레스리스 리클라이너는 전 객실에 배치했다고 한다. 앉거나 누워서 전망을 감상하다보면 잠이 올 정도로 편하다. 간단하게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형 테이블과 의자도 배치했다. 객실 내부 색상은 호텔 전체 인테리어와 통일된 컬러로 이뤄졌다. 낮에는 깔끔하고 밤에는 아늑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톤이다. 유리창에는 전동식 커튼이 장착돼 침대에 누워서 벽면 버튼을 눌러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유리창 옆에는 환기를 위한 작은 통풍창도 마련했다. 일반적으로 고층 호텔 객실에는 열거나 닫을 수 있는 창문이 없지만 제주도 특유의 맑은 공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각 객실마다 통풍창을 설치했다고 한다. 유리창을 통해 시내 전망과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저 멀리 제주공항에서 비행기가 착륙하거나 이륙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룻밤을 머물면서 제주를 품에 끌어안고 휴식을 취한 느낌을 받았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침실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소파
미니바와 미니 냉장고 구성은 다소 아쉽다. 준비된 제품 수가 적고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종류로만 구성됐다. 에너지드링크와 맥주, 감자칩(프링글스), 탄산음료, 주스, 컵라면 등이 전부다. 주류는 맥주 밖에 없다. 고급호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미니어처 위스키나 와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격은 컵라면(작은 신라면 컵)이 3000원, 탄산음료(콜라)가 4000원 수준이다. 이밖에 네스프레소 커피머신과 캡슐, 티백, 생수 4병 등은 무료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미니바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슬리퍼
그랜드하얏트 제주 65㎡ 일반객실 붙박이장

○ 호화 음식점만 14곳… 최상층 포장마차 콘셉트 ‘포차’ 눈길

그랜드하얏트 제주 호텔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부대시설도 화려하다. 많은 종류와 큰 규모로 인해 호사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먹고 마시는 분야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음식이나 음료를 판매하는 식음업장이 무려 14개다. 과하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객실이 1600개이기 때문에 분산 효과를 고려한 것이라면 납득이 되는 수준이다. 거의 모든 식음업장을 둘러보는데 반나절이 걸렸다. 식음업장은 카지노가 있는 건물 위층과 최고층인 38층에 대부분 몰려있다. 종류가 많기 때문에 처음 호텔을 방문한 소비자는 음식점 선택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한식부터 일식, 중식, 양식 등 전 세계 모든 종류 음식을 준비했다고 보면 된다.

단순히 종류만 많은 것이 아니다. 각 식음업장 총괄 요리사 대부분이 미슐랭 스타 음식점 출신이거나 해외 유명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다. 총괄 셰프 경력이 없는 요리사의 경우에도 최소 유명 요리사의 제자이거나 함께 일했던 경력을 보유했다. 롯데관광개발이 먹고 마시는 분야에 진심을 다한 모습이다.
일단 로비에는 커피와 주류를 판매하는 갤러리라운지가 있다. 갤러리라운지 앞에는 말 그대로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운영한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호텔 로비와 복도, 객실 등 곳곳에는 다양한 미술품이 걸려있다. 특이한 점은 전시된 작품들이 모두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것. 롯데관광개발이 국내 갤러리와 손잡고 작품을 선정해 전시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작품으로 교체하기도 한다. 원하는 고객이 있으면 작품 판매도 이뤄진다. 롯데관광개발이 국내 예술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주요 음식점으로는 중식을 즐길 수 있는 차이나하우스가 카지노 위층에서 운영되고 있다. 자장면이나 짬뽕, 탕수육을 파는 중국집이 아니라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중식요리를 선보인다. 한국인들이 해외에 나가서 한국 음식을 찾는 것처럼 리조트를 방문한 중국인들이 고향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총괄 셰프는 미슐랭 3스타 음식점인 레이가든과 샹그릴라호텔 수석 요리사 경력을 가진 중국인이다.
한식 음식점으로는 녹나무가 있다. 한우와 제주돼지 구이는 물론 갈치조림과 곱창전골, 불고기 등을 판다. 어르신을 모시는 호텔 투숙객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라고 한다. 팝업플라자는 한컬렉션 쇼핑몰에 마련된 일종의 푸드코트다. 일반적인 특급호텔에는 없는 개념의 식음업장이다. 옛날도시락이나 어묵, 국수, 덮밥, 닭강정, 버거, 핫도그, 떡볶이 등을 판매하며 호텔 음식점을 기준으로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국내 패션과 디자이너 육성을 취지로 운영하는 한컬렉션에서 쇼핑을 즐기다가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콘셉트로 운영된다.
그랜드키친에서는 뷔페를 즐길 수 있다. 카지노가 있는 건물 4층에 있다. 조식과 점심, 저녁 뷔페를 제공하는 그랜드하얏트 제주 주력 식음업장으로 볼 수 있다. 가격은 점심 뷔페가 6만8000원, 저녁은 14만 원이다. 다른 특급호텔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일식을 원하는 소비자는 유메야마에 가면 된다. 마찬가지로 카지노가 있는 건물 4층에 있다. 일식 철판요리와 초밥을 오마카세로 즐길 수 있고 가격은 19만 원대다. 각종 회와 튀김, 꼬치 등도 맛볼 수 있다. 디저트 전문점으로는 델리가 있다. 제주 전용 초콜릿과 케이크 등을 판매한다. 이밖에 8층 인피니티풀과 붙어 있는 카페8(피자, 파스타 등 판매)과 제주핫팟(아시아푸드), 99밸리(아시아푸드, 카지노 내 위치, 외국인 전용) 등도 운영한다.
최고층인 38층에는 롯데관광개발이 자랑하는 ‘포차’와 라운지38, 스테이크하우스 등 3개 식음업장이 있다. 스테이크하우스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소파에 앉아 제주 시내 전망을 즐기면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저녁에는 곡류만으로 사육한 최고등급 한우 채끝등심 스테이크를 비롯해 제주 흑돼지 토마호크, 연어 스테이크 등을 판매한다. 낮에는 드림버거와 크랩케이크 등을 브런치 메뉴로 선보인다. 시그니처 메뉴는 드림버거다. 두툼한 패티가 특징이다. 오후 3시부터는 브레이크타임이다.
포차는 말 그대로 한국의 ‘포장마차’ 콘셉트를 적용한 음식점이다. 한국인에게 흔하지만 외국인에게는 특별할 수 있는 분식 메뉴가 주력이다. 계란말이부터 옛날도시락, 제육볶음, 두부김치, 어묵탕, 알탕 등을 판매한다. 식사는 물론 안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메뉴가 많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음식점 중 하나다. 최고층 전망을 누리면서 한국적인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새벽 1시 반까지 운영한다. 음악도 특별하다. 포장마차 세대에 맞춰 1990년대에 유행하던 인기가요가 나와 향수를 자극한다. BTS 등 최신 음악은 포차에서는 들을 수 없다.
독특한 콘셉트와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신메뉴도 추가되고 있다. 최근에는 연포탕과 황태술국, 순대 한치볶음, 명태알 곤이찜, 번데기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라운지38은 제주 전망을 보면서 낮에는 커피나 차를, 밤에는 주류를 즐길 수 있는 식음업장이다. 특히 밤에는 클럽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그랜드클럽에서는 저녁 시간에 이브닝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식음업장이 저녁 10시나 11시까지 운영되기 때문에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조식은 그랜드키친(조식 뷔페)과 녹나무(한식 세트), 카페8(계란·팬케이크 등 4가지 코스), 포차(한식 세트), 스테이크하우스(양식 3가지 코스), 그랜드클럽(과일 등) 등 6곳에서 운영한다. 그랜드키친이 조식 음식점으로는 가장 인기가 많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시그니처 메뉴 드림버거

○ 전복모양 루프톱 수영장부터 K-패션 한컬렉션 쇼핑몰까지… 원스톱 리조트 완성

식음업장 외 주요 부대시설로는 8층 옥상에 위치한 야외 테라스 및 인피니티풀이 있다. 비행기 이·착륙 모습이나 노을을 감상하면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투숙객 전용 시설로 30도 이상 온수풀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다. 메인 풀은 위에서 보면 전복을 닮아 ‘전복풀’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그랜드하얏트 제주 방문기간에는 바람이 강해 야외 수영장을 운영하지 않았다. 실내 수영장은 6층에 있다.

한(HAN)컬렉션 쇼핑몰도 주목할 만하다. 일단 국내 패션(K-패션) 육성과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운영 취지가 기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국내 디자이너와 브랜드 제품만 입점한 것이 특징이다. 외국인 방문객 증가에 따라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알린다는 본래 취지가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쇼핑몰 공간 자체도 완성도 높게 꾸몄다. 유럽풍 건물 콘셉트를 적용해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구현했다. 쇼핑뿐 아니라 인증샷을 위한 공간으로도 적합해 보인다. 판매 제품의 경우 스트리트패션부터 컨템포러리 브랜드까지 다채롭다. 오후 11시까지 문을 여는 운영 시간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제주 여행을 마친 방문객이 늦은 시간에도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제품은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겹친다. 무신사에도 국내 패션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만큼 일부 브랜드와 제품이 동일하다. 한컬렉션 세일 상품은 동일한 아이템이 무신사보다 저렴하게 판매된다. 무신사에서 품절된 상품이 한컬렉션에는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상품 측면에서 ‘킬러 콘텐츠’ 부재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완성도 높은 오프라인 매장 공간을 갖췄지만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서 사고 싶어 할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한컬렉션 판매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꽤 괜찮은 아이템이 많다. 가령 무신사에도 입점한 ‘로파이(LOFI)’라는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빈티지한 밴드티 종류가 다양하다. 이 밴드티 제품은 한컬렉션에서 최대 50% 할인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무신사 쇼핑몰에서는 판매가 모두 끝난 상황이다.
이렇게 직접 쇼핑몰을 방문해 살펴보지 않으면 판매 상품에 대한 소식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소비자 관심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관심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마케팅도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신생 패션 브랜드 제품이 리셀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형성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컬렉션도 이러한 추세에 맞는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롯데관광개발은 호텔과 카지노처럼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한컬렉션 외국인 매출 비중도 증가 추세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기준 한컬렉션 외국인 구매 비중이 3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식 찜질방과 오락실, 스파, 피트니스센터(운동복, 운동화 무료 대여 가능), 비즈니스룸, 연회장 및 웨딩, 세븐일레븐 편의점 등이 있다. 저녁에는 리조트 건너편에서 건물 벽면의 화려한 미디어파사드를 감상할 수도 있다. 시즌에 따라 그래픽이 달라진다. 이미 제주 노형동에서는 인증샷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 “한 달 동안 3번 방문한 외국인 단골도”… ‘드림타워 카지노’ VIP 유치 본격화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카지노부문도 눈여겨 볼만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만큼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것. 카지노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리조트 내 카지노 시설은 높은 수익으로 인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40년 숙원사업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카지노를 두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림타워 카지노의 경우 아시아 최대 규모 설비를 갖춰 오픈(2021년 6월)했지만 하늘길이 막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문을 열면서 역할이 제한적이었다. 현재 호텔과 함께 직항 노선 재개에 따라 실적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제외한 매출이 114억 원으로 집계됐다. 개장 이후 처음으로 100억 원을 돌파했다. 팬데믹 기간 월 매출은 30억 원대로 항공기 운항 재개에 따라 실적이 4배 가까이 뛰었다. 월 이용객은 5000여명 수준에서 2만 명대로 늘었고 카지노 실적 지표 중 하나인 ‘드롭액’ 역시 280억 원대(작년 5월)에서 1140억 원대(올해 5월)로 증가했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엔데믹에 따라 해외여행 등 관광이 재개되고 있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광 회복세에 맞춰 카지노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단체관광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요즘 드림타워 카지노를 방문하는 중국인은 재력 수준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지금 오는 중국인 방문객이 ‘알짜배기’라는 의미다. 카지노 수익 대부분은 VIP 고객들로부터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카지노 사업에서 VIP 마케팅과 고객 유치 영업이 핵심이라고 한다.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는 영역이다.
이번에 드림타워 카지노 현장을 안내해준 롯데관광개발 마케팅 팀 과장은 “지난달에 처음 드림타워 카지노를 방문한 중국 상해에서 온 고객이 벌써 3번이나 제주드림타워를 찾았다”며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면서 단골 고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랜드하얏트 제주 객실에서 바라본 전망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