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슈박물관의 두건 쓴 ‘지장보살유희좌상’[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

2023. 7. 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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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九州)국립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고려 지장보살유희좌상(사진)은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시 오야마의 한 사찰에 봉안돼 있었다.

오야마는 예부터 한국과 교역이 성행했던 곳이니 우리나라 보살상이 언젠가 바다를 건너갔으리라 예상한다.

두건 쓴 지장보살상이 중국에서는 10세기에 유행하니 11세기로 보기도 하고, 고려 불화와 비교해 14세기로 보기도 한다.

11세기가 맞는다면 이 상은 한국에서 가장 이른 두건 쓴 지장보살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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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애 동국대 문화재학과 교수
일본 규슈국립박물관 제공

일본 규슈(九州)국립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고려 지장보살유희좌상(사진)은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시 오야마의 한 사찰에 봉안돼 있었다. 오야마는 예부터 한국과 교역이 성행했던 곳이니 우리나라 보살상이 언젠가 바다를 건너갔으리라 예상한다. 19세기 말 오야마의 사찰이 문을 닫으면서 보살상은 쓰시마시의 이즈하라에 사는 한 개인 수집가의 손에 넘어갔다. 개인 소장품이었던 이 보살상을 2011년 규슈국립박물관이 매입해 지금에 이른다.

머리에 두건을 쓰고 손에 보주를 쥔 모습의 상을 지장보살이라 부르는데,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원하는 일을 한다. 중생을 직접 구제하는 가장 친근한 존재이니 화려한 장식보다는 두건을 쓰거나 스님처럼 머리카락을 깎은 모습으로 조성했다. 두건을 쓰고, 양손에 하나씩 보주를 쥔 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지장보살상이 유일하다. 그래서 이 보살상을 특별하게 여긴다. 보살상은 등받이가 없는 둥근 의자에 앉아 마치 반가사유상처럼 한 다리를 접어 올렸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반가상(半跏像)은 아니다. 왼발이 오른 무릎 위에 걸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안하게 다리를 둔 자세를 ‘유희좌’라고 부른다. 보살상 등에는 촉이 남아 있어 원래는 몸에서 솟아나는 둥근 빛인 광배를 따로 만들어 붙였음을 알 수 있다.

전체 높이 49.2㎝의 이 보살상은 고려 시대에 만들어졌다. 고려의 보살상은 틀림없지만,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알기 어렵다. 비교할 만한 유사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자에 따라 11세기 또는 14세기로 본다. 무려 300년이나 차이가 난다. 두건 쓴 지장보살상이 중국에서는 10세기에 유행하니 11세기로 보기도 하고, 고려 불화와 비교해 14세기로 보기도 한다. 11세기가 맞는다면 이 상은 한국에서 가장 이른 두건 쓴 지장보살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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