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배틀' 진서연 "코미디, 피 갈아서 할 수 있어요"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진서연의 행복은 연기다. 좋아하는 꾸준히 연기를 해야 엄마로서도 배우로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그다.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극본 주영하·연출 김윤철)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오유진(박효주)가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고,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진서연은 극 중 이너스피릿 대표이사 송정아 역을 맡았다. 여장부 스타일로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아들과 연하 남편 남동생 세명을 케어하는 실질적 가장을 열연했다.
송정아 역에 큰 매력을 느꼈다는 진서연은 "빌런처럼 보여지지만 유일한 빌런이 아니란 사실이 너무 맘에 들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하는 워킹맘이다. 그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이 있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역할이라고 느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이 생각하는 작품의 가치도 밝혔다. 진서연은 "'행복배틀'이 공개되면 굉장히 많은 엄마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다. 한국은 교육열과 자식에 대한 집착이 어느 정도 있지 않나. SNS에 몰입한 엄마들도 많고, 행복을 배틀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이런 군상들을 다루면 관심 있게 보겠다 싶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 많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몰입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진서연은 "각자 행복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배틀을 하느냐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다. 그런 것들이 더 재밌고, 더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행복을 포장하고 배틀하는 그런 모습들이 비슷하지 않나 싶었다. 실제로 맘카페에서도 얘길 많이 하더라"고 덧붙였다.
'행복배틀'은 엄마들의 높은 교육열, 가짜행복 과시 속에서 가장 부러움을 받던 오유진이 살해당한 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진서연은 "범인이 누구인지 저도 최근에 알았다. 또 대본이 다 나왔을 때도 다른 대본의 서사를 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진서연은 "드라마 특성상 시청자들이 혹하게 하고, 범인을 유추하도록 해야 했다. 1~7부까지 내가 범인일 수도 있겠다고 추론할 수 있게끔 중점을 뒀다. 시청자들에게 '송정아가 범인일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얘기했다.
실제 결혼 11년 차 아내이자,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한 진서연이다. '행복배틀' 속 남편들은 바람, 성매매, 살인 등 문제가 많은 인물로 그려졌다. 송정아의 남편도 과거 호스트바 출신으로 오유진에게 한 눈을 판 문제적 남편이었다.
이에 "실제 남편을 어느 정도까지 용서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자 진서연은 "사람 죽이는 것 빼고 다 용서 가능할 것 같다"고 확고히 답했다.
모두가 놀라워 하자 진서연은 "송정아 대사 중 가장 공감됐던 게 '나는 내 사람 안 내쳐'였다. 정말 진심으로 내뱉은 말이다. 이건 자존감의 문제인 것 같다. 내가 자신이 있으니 내가 선택한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다. 결혼은 버티고 유지하는 놈이 승리자다. 전 자존감이 높은 편이다. 저는 송정아 캐릭터가 너무 이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자존감은 어린 시절 영향이라고. 진서연은 "어릴 적 부모님이 맞벌이셨고 저희를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딸만 3명이라 저희끼리 의지했다. 빨리 어른이 돼 보탬이 되고 싶었다. 7살 때부터 난 왜 태어났지 내가 누구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심리학 책도 읽으며 차원이 넓어졌다"고 전했다.
아들에게도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는 진서연이다. 최근 제주도로 거처를 옮겼다며 "아이를 자연에서 뛰놀게 하고 싶다. 최대한 공부 안 시키고 최대한 놀게 해주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네가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인지에 대한 얘길 해주면서 자존감을 키워주고 있다"고 얘기했다.
진서연의 확고한 자녀 교육관은 배우로서의 자신의 행복과도 연관됐다. 진서연은 "어린 시절 제 부모님이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모습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자식이 행복하려면 부모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하지 않나"며 "전 연기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 아들이 친구들한테 '엄마 여배우잖아'라며 절 자랑하더라. 내 선택이 잘한 선택 같다. 앞으로도 내 행복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우로서의 자부심, 신념을 드러낸 진서연이다. 추후 희망하는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치정멜로, 코미디를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그러면서 "저한테 코미디와 멜로가 안 들어온다. 재벌 총수, 강하고 세고 서늘한 캐릭터는 그동안 많이 했던 것 같다. 변곡점을 주고 다르게 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똑같기 때문에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되면 다른 연기가 나올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서민이나 정의를 위해 싸우거나 그런 역할도 안 들어온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이어 "전 코미디가 강한 배우다. 코미디를 너무 잘할 자신이 있는데 캐스팅이 안된다. 여자 주성치급으로 가능하다. 피를 갈아서 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연기 열정을 불태우던 진서연은 "육아에 있어서도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지론이 있어 연기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밌는 작품, 캐릭터가 있는데 가족들 때문에 일을 미룰 일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