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뚫고 부상 딛고… 김주형, 한국인 첫 ‘디오픈 준우승’

허종호 기자 2023. 7. 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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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21)이 발목 부상과 우천이라는 거듭된 악재를 극복하고 올 시즌 남자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총상금 1650만 달러)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왼손잡이 골퍼 브라이언 하먼(미국)으로 생애 처음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주형은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낸 역대 한국인 선수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하먼은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와 2013년 필 미켈슨(미국)에 이어 디 오픈에서 우승한 3번째 왼손잡이 골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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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언더 공동 2위…“아드레날린이 나와 통증 잊고 경기”
발목 염좌에도 멋진 샷 선보여
2007년 ‘최경주 8위’ 뛰어넘어
韓선수 메이저 성적 역대 2위에
하먼, 13언더로 메이저 첫 정상
디오픈서 우승 3번째 왼손잡이
손으로 퍼팅 라인 읽기 김주형이 2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열린 디 오픈 4라운드 18번 홀에서 퍼팅을 앞두고 손을 들어 거리를 가늠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김주형(21)이 발목 부상과 우천이라는 거듭된 악재를 극복하고 올 시즌 남자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총상금 1650만 달러)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왼손잡이 골퍼 브라이언 하먼(미국)으로 생애 처음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주형은 2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로 4언더를 남겼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1위 하먼(13언더파·271타)에 6타 차 준우승. 욘 람(스페인), 제이슨 데이(호주),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우승 상금은 300만 달러(약 38억67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8만4625달러(13억9800만 원)다.

김주형은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낸 역대 한국인 선수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양용은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임성재가 2020년 마스터스에서 역시 공동 2위에 올랐다. 디 오픈으로는 2007년 최경주의 8위를 넘어 한국인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이다. 또 21세인 김주형은 1976년 19세로 준우승을 거둔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이후 47년 만에 디 오픈에서 2위 이상 성적을 낸 최연소 선수로 등록됐다.

김주형의 준우승이 특히 눈길을 끈 건 부상 투혼 때문이다. 김주형은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로 부진했고, 이후 숙소 뒤뜰에서 미끄러져 오른쪽 발목을 접질려, 1등급 염좌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2, 3라운드에서 각 3언더파를 챙기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주형은 4라운드에서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비가 많이 내려 아픈 발로 걷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1·2번 홀(파4) 보기 이후 4번 홀(파4) 버디와 5번 홀(파5) 이글로 만회했고, 9번 홀(파3) 이후 버디 3개를 추가하며 순위를 9계단이나 끌어올렸다.

김주형은 경기 직후 “사실 2, 3라운드에 (발목 통증 때문에) 기권할 수도 있었지만 평소 꿈꾸던 큰 무대에서 경기하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며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아드레날린이 나와 통증을 잊고 경기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먼 ‘클라레 저그 키스’ 미국의 브라이언 하먼이 2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디 오픈 우승 트로피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추고 있다. EPA 연합뉴스

2라운드부터 선두로 올라섰던 하먼은 기세를 유지,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2017년 US오픈 준우승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하먼은 30번째 출전 만에 메이저 트로피를 들었다. 하먼은 또 2014년 존디어 클래식, 2017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 이어 6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3승을 올렸다.

하먼은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와 2013년 필 미켈슨(미국)에 이어 디 오픈에서 우승한 3번째 왼손잡이 골퍼로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대회 전체로는 찰스와 미켈슨을 포함해 2003년 마스터스 마이크 위어(캐나다), 2012년과 2014년 마스터스 버바 왓슨(미국)에 이어 하먼이 5호다. 다만 하먼은 평소엔 오른손을 사용하고 골프를 할 때만 왼손으로 스윙한다.

키가 170㎝로 작은 편인 하먼은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가 283야드(약 259m)로 출전자 156명 가운데 126위. 그러나 정교한 퍼트로 비거리의 약점을 극복했다. 하먼은 3m 이내 퍼트를 59차례 시도해 58회 성공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퍼트 수는 106개(라운드 평균 26.5)인데, 최근 20년간 디 오픈 우승자 가운데 최소 퍼트 수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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