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딘 "데뷔 10주년, 대상받는 그날까지 달려야죠"[김현식의 힙합은 멋져](인터뷰③)
‘딘딘은 딘딘’, ‘이러면 안 될 거 아는데 너 앞에만 서면 나락’(이나락), ‘머스트 비 더 머니’(Must be the money). 최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새 소속사인 슈퍼벨컴퍼니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래퍼 딘딘(DinDin·본명 임철)은 음악 커리어 10년을 통틀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3곡을 꼽아달라는 부탁에 이 곡들을 언급했다.
가장 먼저 언급한 ‘딘딘은 딘딘’은 2018년 발표한 곡이다. 동료 래퍼 한해가 JTBC ‘힙합의 민족’에서 래퍼들의 이름을 랩 가사로 활용한 곡을 부르면서 ‘딘딘은 딘딘’이라고 외친 게 곡의 출발점이다. 원래는 ‘딘딘은 딱히 얘기할 게 없는 래퍼’라는 부정적 의미였는데 딘딘은 노력과 끈기로 ‘딘딘은 딘딘’을 긍정적 의미로 바꿨다. 심지어 피처링 아티스트는 한해다.
“제 이름으로 된 노래라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방송이나 행사에 출연할 때마다 나오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아마 이런 노래를 가진 사람은 쌈디(사이먼 도미닉) 형과 저뿐이지 않을까요. (웃음). ‘딘딘은 딘딘’이 요즘 들어 좋은 의미로 쓰일 때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뿌듯함도 느껴요. 그래서 공연을 할 때 마지막곡으로 자주 부르기도 해요.”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2000만건이 넘은 곡이에요. 처음으로 음악 자체로 대중에게 인정받은 노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머스트 비 더 머니’는 2017넌 KBS 2TV 드라마 ‘김과장’ OST로 선보였던 곡이다. 100곡이 넘는 발표곡 중 OST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곡 중 하나로 꼽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미국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오는 길에 급하게 가사를 쓰고 귀국하자마자 녹음했던 곡이에요. ‘아, 내가 누구 땜빵으로 들어간 거구나’ 싶어서 원래는 큰 애착을 가지지 않았던 곡이죠. 그러다가 그해 연말에 ‘KBS 연기대상’에서 이 곡을 부르게 되었는데, ‘재야의 종소리’를 이기고 제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했어요. 제가 랩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본 분들이 많았던 거죠. ‘머스트 비 더 머니’는 딘딘이 랩 하는 사람을 알려준 곡이라 애착이 가는 곡이 되었어요.”
딘딘은 “요즘도 제가 랩하거나 노래하면 놀라는 분들이 있다”면서 “그런 반응이 나올 때마다 앞으로 할 수 있는게 더 많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아직도 음악이 재미있어요. 지치지만 않는다면 앞으로의 10년도 이전까지의 10년처럼 열심히 음악 활동 하면서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 ‘어느 순간부터 멜로디를 기가막히게 뽑아낸다’는 댓글을 봤는데 기분이 되게 좋더라고요. 점점 제 음악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힘이 돼요.”
탄탄대로를 걷던 딘딘은 2017년 공황장애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MBC 예능 ‘복면가왕’에 패널로 출연하던 중 숨이 안 쉬어지는 증상을 처음 느꼈단다. 그는 “옆에 있던 (김)구라 형이 ‘숨을 왜 그렇게 쉬냐’ ‘혹시 공황 아니냐’고 하시면서 병원을 소개해주셨다”며 “저처럼 밝은 아이에게 그런 게 찾아올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했다보니 하나하나 세세하게 신경 쓰는 부분이 많았어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정말 바쁘게 지낼 때 공황장애가 찾아왔던 거예요.”
다행히 이젠 많이 호전된 상태란다. 딘딘은 “지금은 받아들인 채로 산다. 적당히 사회와 떨어져 지내면서 살아가는 법도 터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딘딘은 “방송 활동을 병행하면서 음악을 못 하는게 아니지 않나. 오후 8시에 시작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치면, 오후 3시에 작업실에서 녹음하고 가도 된다. 앞으로도 열정을 잃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연예대상과 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대상을 받으면 은퇴하자’는 목표를 잡고 활동을 해왔어요. 예전에 (이)효리 누나와 (김)종국이 형이 그걸 해냈더라고요. 요즘은 시대가 좀 변해서 저 같은 뮤지션이 음악 시상식에서 대상 받는게 힘들어지긴 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보려고요 해요.”
이젠 팬들도 커다란 원동력이 됐다. 인터뷰 말미에 딘딘은 “특출나게 잘생기거나, 특출나게 히트한 곡도 없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10년 동안 저를 지켜봐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조금 더 성숙한 10년을 위해 노력하며 팬분들이 ‘나 딘딘 예전부터 좋아했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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