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표고 300m 이상 중산간 건축 제한’ 완화

토지 여건·나무·경사도 기준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마련
읍·면 중산간 개인하수처리시설 50세대 이상 건축 가능
도 “산지전용허가 등 상황 보면서 강화 필요 시 대응”

[제주=뉴시스] 제주시 전경. (뉴시스DB)

[제주=뉴시스] 이정민 기자 = 제주도가 난개발 최소화를 위해 표고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의 건축행위를 제한하겠다는 계획에서 한 발 물러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새로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애초 개정안이 지난 3월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부결된데 따른 것이다.

애초 개정안은 개인하수처리시설을 허용하는 대신 표고 300m 이상 지역과 녹지·관리지역의 건축용도 및 규모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건축 제한의 타당성 검토, 개인오수처리시설 관리 방안, 표고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의 과도한 규제 등이 지적되면서 부결됐다.

도가 이번에 새로 마련한 개정안은 표고 기준에 의한 건축제한 대신 해당 토지 여건에 따라 보전이 필요한 지역의 개발행위허가 기준을 강화했다. 하수도 시설에 관해서는 하수도법 과하수도조례에 따르도록 했다.

하수도법 상 등에서 정한 하수처리구역 내 건축 행위 시 하수도 시설은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연결하도록 했고 처리구역 외는 개인오수처리시설을 갖추면 되도록 했다. 표고 기준이 아니라 취락·공업·상업 등 주거가 밀집한 하수처리구역이 아닌 자연녹지 및 보전녹지 등 하수처리구역 외의 경우 개인오수처리시설을 하면 건축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도는 종전 개정안에서 표고 300m 이상 중산간지역에서 공동주택과 숙박시설 등을 불허하고 2층 이하 150㎡미만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의하면 주거밀집 지역이 아닌 읍·면 표고 300m 이상은 개인하수처리시설을 갖추면 50세대 이상 공동주택 건축이 가능해진다.

다만 입목 본수도와 자연경사도를 기준으로 한 중산간지역의 개발행위허가기준을 일부 강화했다. 현행 중산간지역 개발행위허가기준은 입목 본수도 50% 미만, 자연경사도 20도 미만이다. 이를 입목 본수도를 30% 미만으로, 자연경사도는 10도 미만으로 강화했다는 것이다. 해안변을 제외한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에도 적용된다.

자연취락지구 도로 기준은 완화됐다. 현행 조례는 건축물의 용도·규모 등에 따라 도로 너비 6~12m 확보하도록 했다. 주거·상업·공업지역과 부속도서,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제외하고 공동주택 10~50세대 미만은 8m 도로,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10m 도로다. 이번 개정안은 자연취락지구의 특성을 고려, 도로 너비 기준을 제외했다.

도는 이번에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설치 및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업체 지도 점검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기술관리인 선임 기준을 현행 1일 50t 이상에서 20t 이상으로 기준을 낮춰 건문가가 관리하는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 내 기술관리인 선임 기준(20t) 미만인 1000여개의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전문업체의 지도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업체의 지도점검을 기존 연 1회에서 4회로 늘리며 시설개선비를 지원하는 등 중점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도는 이번에 마련한 개정안과 개인하수처리시설 설치 및 관리방안에 대해 오는 28일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도민 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입법 절차는 다음 달부터 진행한다.

도 관계자는 “이번 개정의 핵심은 하수처리시설 기준을 도시계획조례가 아닌 하수도법에 맡기도록 하는 것”이라며 “난개발과 지하수 오염 우려에 따라 (도시계획)조례로 표고 300m 이상은 강하게 제한했는데 도민 반대가 심해 이번 재검토를 통해 건축물 규제보다 토지 여건, 나무나 경사도를 기준을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난개발이 우려되는게 아니냐’는 물음에 “그간 공공하수도 연결 기준으로 인해 대규모 사업자만 (중산간에) 건축이 가능하고 개인 도민들은 공공하수 연결 비용을 감당 못하다보니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제주특별법에 의한 관리보전지역제도, 산지전용허가 등 진행 상황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기준 강화를 해야 한다면 대응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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