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모른 채 감금당해” 美 정신병동 환자들 의사 집단 고소, 왜?
미국에서 정신병원 강제 입원 조치를 당했던 환자 20여명이 담당의를 집단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현지시각)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칸소주 노스웨스트 메디컬센터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환자 26명은, 이 병원 소속 정신과 전문의인 브라이언 하얏트가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자신들을 강제 입원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중 한 명인 윌리엄 반와이(32)는 지난해 첫 진료를 받은 뒤 이유도 모른 채 감금돼야 했으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나흘 만에 겨우 퇴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칸소주에서는 의사가 진료한 정신질환자를 ‘환자 본인이나 타인에게 위험하다’고 판단할 경우 72시간 동안 구금할 수 있다. 시간을 늘리려면 병원 측이 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6명의 환자는 바로 이 과정에서 하얏트가 허위 진단 결과를 이용했다고 본 것이다. 반와이 측 변호사 에런 캐시는 “환자를 최대한 오래 구금하고 보험금을 청구한 뒤 내보내고, 다른 사람으로 다시 병상을 채우는 전략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혹이 제기되자 아칸소주 검찰과 연방 당국의 수사도 진행 중이다. 앞서 팀 그리핀 아칸소주 검찰총장은 “하얏트가 환자를 거의 진료하지 않으면서 모든 환자에게 가장 높은 중증도 진단을 내려 주·연방 정부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사기를 벌인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하얏트가 45일간 병실에 들어가거나 환자와 상담한 횟수는 17회 뿐이며 모두 10분 미만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병원이 주 정부에 청구해 받은 246건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지원 의료보험) 금액 약 111만 달러(약 14억2800만원)를 반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메디케이드 청구 건들은 하얏트와 그 밑에 있는 의료진이 진단·평가한 서류를 근거로 했지만, 환자 입원에 대한 의학적 필요성을 뒷받침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얏트에 대한 형사 기소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하얏트 본인 역시 여전히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의 법무팀은 지난달 성명을 통해 “뛰어난 임상의로서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공격의 표적이 됐다”며 “결백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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