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쇼핑 검색 1위가 ‘호신용품’, 신림동 칼부림 후 남성도 찾는다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 마 칼부림’ 사건으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치는 등 많은 시민이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특히 그간 ‘묻지 마’ 범죄들에서 상대적 약자인 여성이나 노인이 피해자가 됐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신체적으로 건장한 2030 남성들이 피해자가 됐기에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다양한 호신용품을 찾아보는 등 경계심을 보이는 중이다.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 22일 네이버 쇼핑몰 ‘트렌드 차트’ 순위를 보면 20~40대가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호신용품’이었다. 50대 중에서도 남성은 호신용품을 가장 많이 검색하는 등 남성들을 중심으로 호신용품 열풍이 불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된 2030 남성은 호신용품 외에도 삼단봉, 전기충격기, 호신용 스프레이 등 호신 관련 물품을 많이 검색한 흔적이 있었다.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27)씨는 22일 살면서 처음 호신용 스프레이를 구매했다. 김씨는 “이전에도 흉흉한 범죄 사건이 많긴 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른 두려움을 느꼈다”며 “신림동 인근은 평소 자주 가본 길이고 대낮에 일어난 일이라 나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를 결심했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29)씨도 “사람이 많은 대로변에서 젊은 남성들도 쉽게 공격당하고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며 “최소한 도망갈 시간이라도 벌어야 할 것 같아서 전기충격기나 스프레이 등을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충남 계룡시에 사는 장모(27)씨도 “건장한 성인 남성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보니 나를 방어할 무기 하나쯤은 마련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네이버 카페나 SNS에서도 “호신용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네이버 카페에 “남자친구가 출장을 많이 다니는 직업이라 이번 사건을 보니 정말 걱정된다”며 호신용품을 추천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또한 수술용 메스나 분사형 바퀴벌레 등 이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호신용품을 추천하는 이들까지 있다.
이에 대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 시민들이 각자도생을 위해 호신용품만 준비하려고 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간 국가의 형사사법 체계가 지금까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반문을 하게 만든다”며 “형사사법정책 재정비를 국가 전체의 중요한 어젠다로 삼아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면 사회구조 이면의 문제를 분석하고 경찰, 검찰, 교도소, 보호관찰 시스템 등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정비한다”며 “이를 방치하면 더 큰 참사가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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