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귀’에 나온 ‘덕달이 나무’···여기 어디야?
실제로는 마을 지켜주는 ‘서낭나무’
감나무·느티나무·은행나무와 함께
지역 역사 깊은 ‘천연기념물 사총사’
최근 인기 드라마 <악귀>에 등장한 ‘덕달이 나무’가 천연기념물 경남 의령 성황리 소나무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의령군에 따르면 대한민국 광복을 예언한 전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의령 성황리 소나무’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 의령군청에 위치를 묻는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성황리 소나무는 드라마에서 옛날 전염병 등으로 어린아이가 죽으면 짐승들로부터 시신을 보호하려고 옹기에 담아 매다는 ‘덕달이’ 풍습으로, 아이 넋을 기리는 의식을 행했던 나무로 묘사된다.
그러나 실제 이 소나무는 덕달이 나무는 아니다. 정곡면 성황리 산34-1에 자리한 소나무는 높이 13.5m, 둘레 4.8m에 이른다.
3개 가지가 1~2.7m 높이에서 갈라져 옆으로 넓게 퍼진 모습이 독특하다. 원래 가지가 4개였으나 1개는 고사했다.
마을을 지켜주는 서낭나무로 민속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수령 300년 이상 나무라는 생물학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1988년 4월 30일 천연기념물(제359호)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
소나무 바로 옆에는 또 다른 큰 소나무가 있었다. 서로 가지가 닿을 듯 말 듯 자랐던 두 소나무는 부부였다고 한다. 두 나무가 서로 닿게 되면 크게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 생긴다고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두 가지가 맞닿았던 1945년 광복을 맞이했다. 부부송 한 그루는 노쇠해 죽고 지금은 성황리 소나무만 남았다.
‘덕달이 나무’ 인기와 함께 의령에 있는 사연 깊은 천연기념물 나무 세 그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의령에는 천연기념물 나무가 더 있다. 정곡면 백곡리 수령 500년 된 감나무는 감나무 중 국내 최초로 천연기념물(제492호)로 지정됐다. 높이 28m, 가슴높이 둘레가 4m에 이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다.
일반적으로 감나무는 200~250년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곡리 감나무는 일반 감나무보다 두 배나 장수하며, 2020년에는 감이 열려 화제가 됐다.
또다른 천연기념물 나무는 의령 세간리 현고수(느티나무)다. 현고수는 ‘북을 매단 나무’라는 뜻이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곽재우가 이 나무에 큰 북을 달아 의병을 모아 훈련한 곳이다. 임진왜란 의병 발상지라는 역사적 의미와 민속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제493호)로 지정됐다.
또 곽재우 의병장 생가 앞에 있는 세간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2호)는 600살 수령을 자랑한다. 남쪽 가지에서 자란 두 개 짧은 돌기가 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여인 젖가슴과 닮아, 아이를 낳고서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가 찾아와 정성 들여 빌면 효험이 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오태완 군수는 “의령에 방문하면 천연기념물 나무를 둘러보는 색다른 관광을 할 수 있다”며 “자연유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민심의 법정서 이재명은 무죄”···민주당 연석회의 열고 비상행동 나서
- 40대부터 매일 160분 걷는 데 투자하면···수명은 얼마나 늘어날까?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은반 위 울려퍼진 섬뜩한 “무궁화꽃이~”···‘오징어게임’ 피겨 연기로 그랑프리 쇼트 2위
- ‘신의 인플루언서’ MZ세대 최초의 성인···유해 일부 한국에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