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던 휴가지 남유럽…어쩌다 불바다가 됐나 [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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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그리스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42도~45도에 달하며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럽인들의 전통적인 휴양지인 남부 유럽이 극한 고온에 시달리면서 비교적 서늘한 동부, 북부 유럽으로 바캉스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 유럽이 펄펄 끓고 있는 것은 제트기류의 고착화와 이로 인한 열돔현상 때문이라고 기상학자들은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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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연일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그리스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42도~45도에 달하며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럽인들의 전통적인 휴양지인 남부 유럽이 극한 고온에 시달리면서 비교적 서늘한 동부, 북부 유럽으로 바캉스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최고 기온이 41.8도로 치솟았다. 지중해의 시칠리아섬과 사르데냐섬에서는 최고 기온이 43∼44도로 관측됐고, 피렌체와 볼로냐에서는 최고 37∼38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와 비슷한 위도에 있는 스페인 본토 동북부 카탈루냐, 아라곤 지방과 지중해에 있는 스페인령 마요르카섬도 40도를 넘어섰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에 있는 프랑스령 지중해 섬 코르스와 프랑스 남부 바르 지방도 각각 기온이 40도, 38도로 치솟았다.
폭염이 스파이크를 일으켜 바싹 마른 나무에 불이 붙고, 큰 산불로 번지는 일이 남부 유럽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리스 에게해의 대표적 휴양지인 로도스섬 산불은 지난 18일 시작돼 섬 중부와 남부 일대를 휩쓸며 최근 그리스를 덮친 산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되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은 40도가 넘는 고온 속에 관광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힘들다 보니 휴가객들이 유럽 내에서도 비교적 날씨가 시원한 북동부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여행위원회(ETC) 자료에 따르면 6~11월 지중해 지역으로 여행을 희망하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이미 10%가량 줄었다. 대신 체코, 덴마크, 아일랜드, 불가리아 등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여행 데이터 기업 포워드키스 조사결과 여름휴가 성수기인 7~8월 영국발 남유럽 국가의 항공편에 대한 검색 비율이 4%포인트 줄어든 반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의 검색량은 지난달보다 3%포인트 늘었다.
남부 유럽이 펄펄 끓고 있는 것은 제트기류의 고착화와 이로 인한 열돔현상 때문이라고 기상학자들은 지목하고 있다.
전세계 기상 시스템을 결정하는 요인중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공기층(제트기류)이 있다. 이 제트기류가 ‘흐르면’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섞이며 공기 흐름이 빨라져 정체 상태가 해소된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관측한 결과, 지난 수 주 동안 북반구 중위도에서 이 제트기류는 5개의 큰 ‘U’자 모양을 그리는 띠 모양으로 요지부동 상태다.
제트기류 순환이 멈추니 고기압 지역과 저기압 지역이 고착화됐다. 고기압 아래에는 열돔(heat dome)이 형성되는데, 돔 안의 공기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니 마치 압력밥솥처럼 열돔 속 기온은 점점 더 치솟는다.
30~40도의 중위도에 위치한 미국 남부 지역과 남부 유럽이 모두 이 강한 고기압 영향권 아래에 놓여있다. 특히 유럽은 육지 비율이 높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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