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던 순간 넘고 세계 정상 우뚝…배드민턴 안세영 시대 '활짝'

문대현 기자 2023. 7. 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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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천재소녀',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 등 다양한 수식어로 주목받았던 안세영(삼성생명)이 명실상부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23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랭킹 4위 타이쯔잉(대만)을 2-0(21-9 21-15)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은 1993~1994년의 방수현 이후 무려 29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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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 女 단식 2연패… 방수현 이후 29년만
세계선수권·AG까지 성과 내면 세계 1위 가능성도
안세영. ⓒ AFP=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배드민턴 천재소녀',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 등 다양한 수식어로 주목받았던 안세영(삼성생명)이 명실상부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23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랭킹 4위 타이쯔잉(대만)을 2-0(21-9 21-15)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르면서 7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안세영은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가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은 1993~1994년의 방수현 이후 무려 29년만이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해 국제대회 6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엄청난 상승세다.

2020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 배드민턴의 얼굴로 떠오른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이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공격력이 다소 약해 우승을 위한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안세영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했다. 그 결과 기존의 장점이었던 체력은 더욱 향상됐고 스매시에 파워도 붙었다. 훈련의 효과는 곧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인도오픈에서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꺾고 정상에 오른 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월에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를 누르고 정상에 섰다. 그때도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6월 태국오픈에서 허빙자오(중국)를 누르고 금메달을 추가한 안세영은 일주일 뒤 싱가포르오픈에서 다시 한번 야마구치를 제압하고 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어 국내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에서는 4강에서 천위페이를 꺾은 뒤 결승에서 타이쯔잉을 상대로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해 참가한 10차례 국제대회에서 6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나머지는 준우승 세 차례, 3위를 한 차례 기록할 만큼 꾸준하게 결과를 냈다.

안세영의 경기 장면. ⓒ AFP=뉴스1

1위 야마구치와 3위 천위페이, 4위 타이쯔잉, 5위 허빙자오 등 상위 랭커들을 줄줄이 격파하고 일군 우승이라 의미는 더욱 컸다.

안세영은 경기 후 "고강도의 훈련을 견디는 동안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나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 하다 보니 결과가 따라왔다"고 말했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안세영은 곧바로 다음 주 열리는 일본오픈을 준비한다. 이후에는 8월 세계선수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중요한 대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안세영이 하반기에도 좋은 기세를 잇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욱 날카로운 공격력이 필요하다. 탁월한 수비력으로 끈질긴 랠리에는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아직 칼날은 다소 무디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천위페이와의 코리아오픈 4강전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다소 어려운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안세영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아시안게임 전까지 공격력을 중점적으로 보완하려 한다.

야마구치, 안세영, 천위페이, 타이쯔잉으로 정리되는 '빅4' 중 안세영만 세계 1위에 오른 경험이 없다.

최근 기세를 생각할 때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야마구치를 끌어 내리고 1위에 오를 기회가 생긴다.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한다면 더 이상 '천재소녀'나 '미래'라는 꼬리표를 떼고 '여왕'이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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