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서해안 시대] “이상기후의 일상화…재난관리시스템 재정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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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서해안 시대]
■ 방송시간 : 7월 24일 (월) 08:30∼09:00 KBS목포 1R FM 105.9 MHz
■ 진행 : KBS 최정민 기자
■ 출연 : 목포대학교 무역학과 유천 교수
■ 구성 : 신세미 작가
■ 기술 : 조혜인 감독
■ 스크립터 : 김대영
▶다시 듣기 유튜브 바로 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1wLIZSYtSz0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다시 듣기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KBS 목포방송국 최정민 기자 (이하 앵커): 오늘 월요-시사포커스 경제 이슈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달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시설피해가 8,500건이 넘는 것으로 중대본이 집계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물론, 농도 전남에선 농작물 침수와 낙과, 그리고 농경지 유실 및 매몰 등 경제적 피해도 상당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13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피해 복구에 힘쓸 것을 약속했는데요. 이 같은 기후위기 속에 재난 복구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서’는 안 되겠죠. 목포대학교 무역학과 유천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목포대학교 무역학과 유천 교수 (이하 유천): 네, 안녕하세요. 목포대학교 유천입니다.
▣ 앵 커: 교수님, 먼저 재난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죠.
□ 유 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에 정의를 하고 있는데요. 재난이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 태풍·홍수·호우와 같은 것을 자연재난, 그리고 화재·붕괴·폭발 등을 사회재난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난관리에 대해서는 이러한 재난을 예방·대비·대응 및 복구 이렇게 4가지로 나눠서 이와 관련된 모든 활동으로 규정하고 있고요. 그리고 시행령으로 재난 유형별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정해놓고 있는데요.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은 보건복지부 질병 관리청이 재난주관관리기관이고, 집중호우와 같은 풍수해는 행정안전부입니다. 또한 주관기관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 앵 커: 재난이 법에 명시돼 있다는 건데, 매년 반복되는 재난·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소식인데요. 이번 집중폭우도 문제였지만 자연훼손이나 무계획공사, 수문 미개방 등이 사고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재일까요?
□ 유 천: 예, 특히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경우에는 인재, 즉 우리가 노력해서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이런 지적이 많습니다. 지하차도 주변의 미호강 임시제방 공사라든지, 홍수경보 후 현장감리단장이 사전에 교통통제를 요청하고, 시민들도 112, 119에 신고했는데 구청, 시청 등 관련 부처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건데요. 하지만 어떤 개인이나 소수의 잘못으로 인한 인재라기보다는 변화된 자연재해의 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차원에서의 인재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즉, 우리 주변을 둘러싼 재난의 유형과 위험의 수준이 변하고 있는데, 이를 재난관리에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과거처럼 대응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다가 우리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 메르스, 코로나, 이태원 참사, 신림동 반지하 참사 등을 겪으면서 다양한 유형의 재난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과연 어느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물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고 더 나아가 재난관리를 위한 예방, 대비, 대응, 복구의 과정 중 정부가 어느 단계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까지 국민들이 평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는데, 아직까지 정부나 행정시스템이 이러한 의식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행태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못할 수가 있는가? 높아진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서 보면, 이것은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것 아니냐? 하는 의구심이 드는거고, 이러한 상황에서 임시제방 부실공사라든지, 교통통제 미조치 등이 지적되니, 당연히 인재라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 앵 커: 말씀 중에 세월호, 메르스, 코로나, 이태원, 신림동 이번 오송 사고까지, 정말 많은 참사 수준의 사건·사고가 이어져 왔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관련해 현재 다각도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사실,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습니까? 이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유 천: 감식 결과에 따라, 시공업체와 발주사를 포함하여, 충북도청과 청주시청, 행복청 등에 대한 강제수사도 검토한다고 하는데요. 물론 법적인 조치도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정부의 재난관리 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2023년 행정안전부 예산이 80조 약 5천억 원이에요. 2022년보다 13.9%나 증가했습니다. 이 중 24.2%가 재난 안전 예산입니다. 작년 말 행안부 보도자료를 보면, ‘선진화된 재난 안전 관리체계 구축’이다. 구체적으로는, 재해위험 지역 정비에 약 8천억 원, 우수저류시설설치에 약 880억 원, 재난대책비에 2천억 원 그리고 침수 우려 취약도로 자동대응 시스템 구축에 68억 원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법적인 책임에 앞서서 계획대로 선진화된 재난관리체계가 구축됐는지 그리고 이걸 잘 운영했는지부터 점검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행정안전부뿐만 아니라 이런 자연재해 같은 경우 국토부나 환경부 등이 함께 나서야 되는데 아직까지 이런 공동대응에 대해서는 미흡하다 이렇게 평가가 되고 있습니다.
▣ 앵 커: 그러니까 예산은 편성됐는지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볼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환경부도 이번 재난 피해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유 천: 그렇죠. 예전에는 환경부가 수질 관리, 국토부가 치수를 담당했는데, 지난 정부에서 물관리 일원화를 추진하면서 환경부에 수자원 관리기능이 이관되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물난리가 나면서 수자원 관리를 못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을 받은 것입니다. 2023년 환경부 예산계획을 들여다보니까. 환경부에서 2023년 기본 방향을 첫째 국민안전, 둘째가 환경기본권, 셋째가 지속 가능 미래 국민안전을 제일 먼저 잡고 있어요. 여기서 국민안전은 재난이나, 질병이나, 화학물질로부터 국민안전 확보를 의미하는데, 이번 집중호우와 관련된 세부 내용으로는 도심 침수 및 홍수 예방이 있습니다. 전체 예산 13조 4735억원 중 6,135억 원을 여기에 배정했는데, 대심도/방수로 시설에 85억 원, 도시침수대응에 1,541억 원, 국가하천 정비에 4,510억 원을 각각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방 문제가 발생한 미호강의 경우에는 2019년 7월 지방하천에서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곳이에요. 즉, 국가하천은 환경부의 관리 책임하에 있는 책임하에 있는 하천이거든요. 국가하천 정비를 통한 홍수 예방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운 만큼 풍수해의 재난관리주관기관이 행안부이지만, 환경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보여지고, 더불어 환경부 장관께서 예천의 내성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실제로 보니 정비가 필요한 하천이라며, 준설이 필요한 것은 해야하고 필요하면 제방도 높여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실제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고 일련의 상황을 미루어 볼 때, 현재 대한민국의 재난관리 시스템이 정말 잘 작동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 앵 커: 인재에 가깝다고 생각이 드는데 여기에다 지방의 하천 정비 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이번 사고가 났다. 이같은 주장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을까요?
□ 유 천: 항상 지자체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걸 할 수가 없었다고 얘기를 하는데 집중호우를 적절하게 대응해 낸 일부 지자체 소식을 보면 반드시 그러한가? 하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군산의 경우 500mm 이상의 물 폭탄이 쏟아지고, 14일에는 1968년 이후 일일강수량으로는 최고치인 364mm의 비가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10년 넘게 추진 중인 도심 침수 예방사업과 매년 되풀이되는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한 우수관 정비, 그리고 전 공무원에 대한 비상 근무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3일 집중호우가 시작되자 산사태 위험지역과 급경사지, 하천, 유수지 등 취약지에 대한 예찰 활동에 나서고 긴급 사전대피를 권고하는 등 집중호우로 인한 재난을 사전에 예방하고, 적절히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남의 경우에도, 작년 태풍 힌남노 이후 발견된 자연재난 사전 대비·대응 체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속적인 사전 예찰 활동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나흘 동안 최대 거의 1000㎜의 유례없는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다행히 단 한 건의 인명 피해도 없다고 보도되었습니다. 지방하천의 경우, 지자체가 하천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그 필요성을 더 절감하는 만큼, 국가하천에서 사고가 터진 다음에 지방하천은 더 심각하다는 식의 문제 제기보다는,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의 특성을 잘 살려서 지방하천이 잘 관리되도록 어떠한 정책을 준비 또는 실행하고 있다는 접근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 앵 커: 지자체마다 역량이 다를 수도 있고 중앙정부와 유기적인 관계가 필요하다라는 건데요.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정부든 정치권이든 재해 관련 예산을 긴급 편성한다, 또는 더이상 사고가 나지 않게 막겠다라며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또다시 재해와 피해는 발생하고 있습니다. 개선이 안 되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 유 천: 사실, 이 부분은 조금 조사해보면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있는 건데, 재난관리 예산이 가지는 본질적 속성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예산은 집행되고 나면 반드시 성과를 보고해야 합니다.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서 어떠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예방 단계의 활동들은 예산 지출을 하더라도 그 성과를 측정하거나 알아차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즉, 어느 정도의 예산을 투입했더니 재난 발생이 어느 정도 줄었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게 만약에 대규모 지출을 하였는데, 재난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과도한 예산집행이라고 비난을 받게 되는 겁니다. 정치인들의 경우, 결국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지방하천을 준설했다는 공적보다는 지방에 도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더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게 되니까. 재난을 예방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될 수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보여지고 결국, 우리 국민들이 어떤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어떤 걸 더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느냐. 이것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앵 커: 예산을 바라보는 동전의 양면 같은 거네요. 우리 지역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전남은 상반기만 해도 가뭄에 제한급수 엄청 심했잖아요. 이러다 보니 이상기후에 대한 ‘재난관리시스템’ 구축 더 절실해졌습니다. 어떻습니까?
□ 유 천: 많은 전문가들이 근래에 집중호우 현상을 기후변화로 꼽고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날씨의 패턴을 기후라고 볼 수 있는데요. 기후변화는 우리가 익숙한 날씨의 패턴에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을 의미하고, 이번 집중호우와 같이 정상적인 상태를 크게 벗어난 날씨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바로 이상기후라고 합니다. 이제는 이상기후가 새로운 날씨 패턴으로 우리나라의 기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이상기후 기준으로 하는 재난관리체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서울시가 현재 시간당 85mm의 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작년에 140mm가 내렸다는 말이에요. 그러면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물에 잠겼고,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는 시간당 140mm가 넘게 오는 이상기후에 맞춰 재난방지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물에 잠길 수 있다는 거고, 전남에서는 2022년 281.3일에 걸쳐 비가 오지 않으면서 12월까지 극심한 가뭄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게 어렵다 어렵다가 아니가 이게 의미하는 바는 앞으로 가뭄이 280일 넘게 나타날 수도 있다. 기준을 높여서 농업용수를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기상청을 중심으로 2010년부터 매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느지역에 어느정도 이상기후가 출현하고 있다. 어느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 피해를 주고 있다. 이렇게 10여 년 쌓인 노하우가 재난관리 부문에 우선적으로 반영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 커: 말씀 중에 인상 깊은 게 이상기후가 새로운 날씨 패턴으로 우리나라의 기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대책은 과거의 대책이다 보니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네요. 이와 관련해 농도 전남에서 재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유 천: 지금 보면 기상특보에 따른 안전점검이나 기상모니터링 비상 근무 등 단기적인 대책은 우리 각 지자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중장기로 재난 복구 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맞춰 예산 편성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예산의 70%를 재난 복구에 사용하는데 반면에 일본에 86% 정도를 예방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재난에 복구보다는 예방을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에게 오는 경제적 편익이 3~4배정도 높다고 연구자료가 발표되고 있거든요. 따라서 재난의 복구보다는 재난 예방에 초점을 두는 노력이 가장 필요해 보입니다.
▣ 앵 커: 또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산집행 같은 경우도 예방 쪽으로 해야된다라는 말씀이시죠. 오늘 내용, 정리해주시죠.
□ 유 천: 일반적으로 재난의 발생은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직접적인 인명 피해나 재산의 손실뿐 아니라 생산 및 공급 차질을 유발하기도 하고, 소비를 줄여 지역경제를 위축시킵니다. 그런데 이번 재난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의 발생을 넘어, 새로운 기후패턴이 우리나라에 형성되고 있음이 확인된 만큼, 재난방지뿐만 아니라,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농축산업과 수산업 등 1차 산업 등을 중심으로 지원 정책 등이 이상기후 등을 반영하고 있는지까지 확대하여 점검함으로써,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앵 커: 새로운 기후패턴이 형성되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 다 알고 거기에 맞춰서 정책을 펼쳐야 된다라고 정리를 하겠습니다. 교수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목포대학교 무역학과 유천 교수였습니다.
최정민 기자 (cj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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