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칼부림' 유족 "억울한 죽음 없도록… 사형 시켜달라"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조모 씨가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A(22) 씨의 유족이 피의자 조모(33) 씨를 사형시켜달라며 엄중한 처벌을 요청했다.

2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제 동생이 억울하게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신림역 칼부림 사건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A 씨의 사촌형이라고 밝힌 김모 씨는 "신림역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서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묻지마 살인 사건의 사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사형'이라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동생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13회 흉기에 찔렸으며 목, 얼굴, 팔 등이 관통돼 폐까지 찔려 CPR(심폐소생술)조차 받지 못하고 만 22살의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됐다"며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남겨진 칼자국과 상처를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했다.

이어 "사건 당일 사촌 여동생이 울먹이면서 동생이 죽었다고 전화했다. 신림동에 원룸을 구하기 위해 혼자 부동산에 갔다가 잔인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사촌 동생이 수능을 3일 앞둔 고3 수험생 시절 어머니가 암 투병으로 곁을 떠났다"며 "잠도 못 자고 수능을 치러 서울에 꿈꾸던 대학에 갔고 학생회장까지 당선된 모범생이었다. 과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고 신림에 간 이유도 생활비를 덜기 위해 저렴한 원룸을 보러 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버팀목인 형을 잃은 고인의 어린 동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피의자를 절대 세상 밖으로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피의자가 반성문을 써서 감형 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두렵다"며 "이미 다수 범죄 전력이 있는 피의자가 교화되고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 기회를 또 주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유족들은 살인으로 가족을 잃은 만큼의 죄를 묻고 싶지만, 그런 형벌조차 없는 현실에 화가 난다"며 "한낱 흘러가는 단순한 '묻지 마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피의자에게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다시는 악마가 사회에 나오지 않도록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조 씨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4명 모두 조 씨와 일면식이 없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조 씨는 "내가 불행하게 살기 때문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