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어른스러웠다"… 신림동 칼부림 유족, 가해자 엄벌 촉구

'신림동 칼부림' 사건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지난 23일 국민동의청원에 글을 게시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진=뉴스1

일명 '신림동 칼부림' 사건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사촌 김모씨가 "제 동생의 억울한 죽음에 관심 가져달라"며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글을 게시했다.

김씨는 지난 23일 "고인은 정말 착하고 어른스러웠다"고 회상하며 가해자 조모(33)씨를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고인은 불행한 일을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온 인물"이라며 "악마 같은 피의자는 이런 착하고 불쌍한 제 동생을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고 고인은 마지막까지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분개했다.

김씨는 "고인은 수능을 3일 앞두고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냈다"며 "이 상황에도 고인은 어머니 빈소를 끝까지 지키며 중학생인 남동생을 위로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에 대해 "잠도 못 자고 수능을 치르며 서울에 있는 꿈 꾸던 대학에 합격했고 학생회장까지 당선된 모범생"이라고 떠올렸다. 또 고인이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과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고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생을 챙겨왔다고 전했다.

김씨는 고인이 몸이 좋지 않았다는 점도 알렸다. 그는 "몸이 많이 망가진 고인은 운동하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 좋다며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며 "사건 발생 불과 며칠 전 목표였던 보디 프로필을 찍은 후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 빈소를 찾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인이) 생활비를 덜기 위해 저렴한 원룸을 알아보려 부동산에 갔다가 피의자를 마주쳐 잔인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원통함을 전했다.

김씨는 "고인의 동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피의자를 절대 세상 밖으로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한다"며가장 엄중한 처벌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어머니 시신이 봉안돼 있는 경남 사천시의 납골당에 안치됐다고 전해졌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피의자 조씨가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쳤다. 사상자 4명은 조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자연 기자 j27nature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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