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 정유정 사건과 비슷…또래에 대한 분노 추정”

이재은 2023. 7. 2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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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정유정 사건과 비슷하다며 "또래 남성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개인적 분노가 트리거가 돼서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승 위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순간에도 살인의 고의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 범행 현장에서 보였기 때문에 20~30대 남성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개인적인 분노가 분명히 있는 사건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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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마지막까지도 살인 고의 놓치지 않는 모습”
“20~30대 남성에 대한 개인적 분노로 추정”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시기·질투”
“과잉 살상·범행 이후 태연…정유정과 비슷”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정유정 사건과 비슷하다며 “또래 남성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개인적 분노가 트리거가 돼서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모 씨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 위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순간에도 살인의 고의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 범행 현장에서 보였기 때문에 20~30대 남성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개인적인 분노가 분명히 있는 사건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분노였다면 남대문 등 보물을 태우거나 사회적으로 사랑받는 사람을 공격하지 이렇게 특정 개인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분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승 위원은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가 정유정과 비슷한 이유로 “또래에 대한 개인적 분노가 쌓여 있었던 것”이라며 “(조금 더 조사해야겠지만)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 분노, 시기, 질투가 만든 범죄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정유정도 완벽하게 범죄를 준비한 뒤 흉기로 과잉 살상을 한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과잉 살상이다. 목적 지향적으로 준비했고 (범행) 마지막 순간 피해자가 사망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공격까지 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승 위원은 이 사건 피의자가 범행 이후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유정과 비슷한 또 다른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온몸에 피가 있음에도 ‘내가 이런 행동을 했다’고 경찰에 순순히 잡히는 모습과 취재진에게 너무나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오히려 국민에게 자신이 억울한 점을 한숨까지 쉬면서 말한 점” 등을 언급했다.

또 “처음에 펜타닐 이야기를 했던 이유는 ‘내가 이런 걸 했으니까 나 좀 봐 달라. 내 정신이 아니었어’라는 핑계일 수 있다”며 “자신이 무엇을 했을 때 어떻게 형량을 줄일 수 있는지, 국민에게 동정심을 유발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 위원은 “소위 말하는 ‘묻지마 범죄’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그 동기를 못 찾은 것”이라면서도 “(사건, 피의자 간) 공통성을 찾아내면 사회적으로 어떻게 지원하고 이 사람들을 찾아낼지 알 수 있다. 국가가 이런 영역에 있는 젊은 청년들에 대해 적극적인 관리, 정보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인 조모(33)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께 서울 지하철 신림역 인근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23일 구속됐다. 조씨의 범행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생명이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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