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준 “조각투자 플랫폼서 디지털 자산운용사로 우뚝, 목표는 인터넷 전문은행”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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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토큰 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s)을 허용하기 위한 STO 유통 규율체계 정비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 자본시장 제도의 투자자 보호장치 내에서 토큰 증권을 발행‧유통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연내 ST 장내 시장을 만들기 위해 금융위에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곧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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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토큰 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s)을 허용하기 위한 STO 유통 규율체계 정비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토큰 증권(ST)이란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뜻한다. 금융위 자본시장 제도의 투자자 보호장치 내에서 토큰 증권을 발행‧유통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연내 ST 장내 시장을 만들기 위해 금융위에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곧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TO가 제도권 신규 투자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국내 ST 시장이 개설된다면 첫해 시가총액이 34조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에는 367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고, 씨티은행은 글로벌 ST 시장이 2030년 6000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받는 신규 금융시장인 STO에서 가장 앞서있는 기업 중 한곳인 바이셀스탠다드의 신범준 대표(위 사진)를 만나 전망을 물었다.
신 대표는 핀테크 기업 바이셀스탠다드를 창업, 국내 최초의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를 내놨다. 그는 국민대 정치학 석사를 졸업하고 기자와 국회를 거쳐 스타트업에 투신했다. 최근 피스의 혁신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상,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위너(Design Award Winner) 본상 등으로 대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신 대표는 나아가 피스를 소비와 금융이 지속해서 연계되는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키워나갈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음은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와 신 대표의 일문일답.
신 대표 “피스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우량하고 가치 있는 신종 자산을 구조화하여 누구나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물 대체투자 플랫폼이다. 작년 말 금융 당국으로부터 조각투자의 증권성을 인정받아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앞두고 있으며, 향후 혁신금융 서비스를 통해 비금전 수익증권 역시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업계 최초 두가지 형태의 신종증권을 모두 발행할 수 있는 유일한 조각투자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 피스넷(블록체인 메인넷) 및 퀀트(계량분석) 시스템 도입 등 고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ST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확장형을 준비 중이다.”
협회 “작년 두차례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각투자의 증권성을 인정받았다. 기존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신 대표 “금융 당국이 지난해 발표한 두차례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조각투자를 투자계약증권으로 규정하고, 입장이 명확해짐에 따라 운영상·제도상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었다. 기존 금융 제도의 규제범위에 조각투자가 포함됨에 따라 요건을 갖춘 건전한 경영 상태의 회사만이 운영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 보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정화되는 측면도 있다. 투자자 보호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조치라 생각한다.”
협회 “지난 2월 금융위가 ST의 발행 및 유통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번 제도화 움직임이 조각투자업계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신 대표 “신종증권과 함께 ST가 활성화되면 투자자 다변화와 함께 더욱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에는 그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발행 비용과 시간이 절감될 것이다. 물론 ST를 담는 그릇을 하나 더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기존 전자증권 제도에서 발행되지 않았던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및 투자계약증권 발행 방식으로 ST가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 혁신금융 서비스를 통과했거나 지난해 말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된 조각투자 업체 모두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는 만큼 ST의 제도화는 조각투자가 안정성을 확보한 가운데 또 다른 투자의 패턴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더 많은 투자 대상에 대한 더 많은 조각투자가 유도될 것이고, 투자자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협회 “해외 ST 발행 사례와 업계 평가는 어떠한가?”
신 대표 “미국, 일본, 독일 등 디지털 자산이 비교적 활성화된 국가에서 ST가 발행되는 사례들이 다수 있다. 미국에선 국내 사모 펀드와 유사하게 발행공시 의무 면제 조항을 이용하여 적격 투자자에만 발행하고 있으며, 부동산과 같은 기초 자산으로 실제 ST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하고 있다. 발행 건수는 미국이 전체 시장의 약 43%를 차지하며 현재 가장 활발하다. 일본에선 2020년 증권사 중심 ST 협회를 출범시키고 협의체 간 컨소시엄과 블록체인 구축이 적극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흐름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의 자본시장법과 같은 증권법의 규율 아래에서 ST를 발행하고 있는데, 기존 증권법상 ST 관련 제도가 완벽하게 구축된 것은 아니어서 지속해서 만들어지는 상황으로 봐야 할 것 같다. ST에 특화해 본격적인 제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한국이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역시 아직 초기 단계 시장으로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선도적으로 ST를 제도화하고, 기업도 적극 노력해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간다면 한국의 ST 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협회 “일각에서는 ST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신 대표 “현재 ST 관련 제도의 방향성과 큰 틀이 마련되고 있고, 구체적 내용은 향후 입법 논의과정에서 만들어질 것으로 보여서 현재로썬 그런 평가는 다소 성급하다고 생각한다. 정책적인 방향이 ST를 증권 발행의 방식으로 인정하고 제도화를 통해 새롭게 시장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ST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부분에 우리 피스와 같은 조각투자 기업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협회 “코인과 ST 모두 분산원장기술(블록체인)을 활용하는데, 둘의 차이점은?”
신 대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점은 같다. 다만 ST는 표상하는 현물이나 권리가 존재하지만, 코인은 현물이나 권리가 없고 가상자산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자가 동의하는 가치만큼 가격이 형성된다. 당연히 ST는 가상자산보다 훨씬 안전한 디지털 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분류가 되므로 자본시장법에 따른 증권 관련 규제를 받는다.”
협회 “지난해 선박 조각투자를 위한 자산 운용사 및 증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 소개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또 국내 민간 선박 및 해운산업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토부 장관상도 받았는데, 선박에 주목한 이유가 무엇인가?”
신 대표 “조각투자의 대상으로 부동산뿐 아니라 가치가 높은 소형 현물까지 사업화가 되었지만, 대규모 동산현물에 대한 조각투자 사례는 없었다. 선박은 등기가 되는 현물이기도 하고 해상 무역이 존재하는 한 이를 대상으로 한 금융은 꼭 필요한 요소다. 다만 우리나라 선박금융이 공적 자금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민간의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데, 과거 선박 불경기일 때 민간금융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트라우마가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실제 선박 경기가 되살아나도 대규모 민간금융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그 빈틈을 해외 자본이 메우고 있다. 이 점에서 조각투자가 들어갈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관 투자자나 해외 금융 자본들만 투자하는 ‘그들만의 리그’인 선박금융에 개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한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았다.”
협회 “규제 샌드박스 사업 추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신 대표 “지난해 선박금융에 대한 ST 발행을 내용으로 한 혁신금융 서비스 수요조사 신청을 했고, 해당 내용에 대해 관계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 아울러 혁신금융 서비스의 진행 및 통과 후 상품 발행을 위해 금융기관 및 선박금융 관련 공공기관 등과도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 지난 2월에 발표된 ST 가이드라인에서 언급된 선박금융에 대한 실증 사례가 되기 위해 조속한 심사 및 승인을 바라고 있다.”
협회 “향후 ST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신 대표 “최근 국회에서 ST 관련 공청회가 개최되는 등 제도화를 위한 입법이 본격화하고 있다. 법 및 관련 시행령 개정 등 제도화가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또 조속한 입법만큼 중요한 것이 바른 입법이라고 생각한다. ST의 제도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 이해 관계자가 많은 만큼 입법과정에서 금융·조각투자 등 관련 업계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함께 진행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정부에서 제도화 이전에는 혁신금융 서비스를 통해 ST를 실증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관련 서비스는 다른 신청 사업과는 달리 패스트 트랙으로 검토되기를 바라고 있다. ST의 본격화는 금융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고, 금융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할수록 새 사업의 기회가 보일 것이다.”
협회 “글로벌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는지?”
신 대표 “ST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제도화 초기여서 아직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각국 증권 관련 법률의 규율을 받아야 하는 ST의 특성상 사업을 하는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탓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 현지 기업과의 제휴 및 투자 등을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 누구보다 빨리 글로벌 플레이어로 클 수 있다. ST 사업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해외 진출도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는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 해외 현물을 국내에 소개하고, 국내의 가치 있는 현물에 해외에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진출을 구체화하기 위해 법인 파트너사와 함께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며, 현지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협회 “바이셀스탠다드가 ‘넥스트 유니콘’이 되기 위한 계획은?”
신 대표 “ST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한다. 단지 투자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자산으로서, 담보로서 ST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피스는 S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산 투자 플랫폼을 넘어서 종합금융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누구나 피스를 통해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피스를 통해 누구나 자신이 가진 가치 있는 현물로 ST를 발행할 수 있으며, 나아가 누군가가 발행한 ST를 바탕으로 한 투자상품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명실공히 피스가 만들어 가는 ST의 새로운 세상, 피스를 통해 금융생활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이정표다.”
협회 “지속가능한 투자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신 대표 “근로소득만으로 살기에는 빠듯하고, 노후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는 불가피한 선택 중 하나다. 그래서 투자는 어느 순간 끝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평생을 해야 하는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투자라는 것도 결국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고민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투자는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데, 저는 초기에 그런 아이템으로 잡은 것이 미술품 또는 명품과 같은 희소성 높은 가치를 지닌 현물에 대한 투자였다. 좋은 투자란 분산에 의한 리스크 헤징과 이를 통한 의미 있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으면 안 된다’는 말처럼 투자도 마찬가지다. 단일상품 버티컬로만 운영하는 것은 서비스 및 수익률에 한계가 있다. 피스는 다양한 현물과 권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유의미한 수익과 리스크 헤징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런 점에서 피스가 지속가능한 투자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자부한다.”
협회 “5년차에 접어든 창업가로서 좋은 창업가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그리고 앞서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고 했는데, 사업 방향을 정보기술(IT)이 아닌 금융으로 정한 이유는?”
신 대표 “요즘 같은 시대에 부자가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첫번째는 자신이 직접 창업을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좋은 창업가와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는 우리 임직원의 열정과 노력을 온전히 보상해줄 수 있는 창업가가 되고 싶다. 직원에게든, 투자자에게든 가급적 추상적인 말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예컨대 음원 투자를 통해 문화 융성을 하자라던지, 부동산 투자를 통해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창업가는 결국 사업의 성과로 말해야 한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에게 단 1원이라도 높은 이익을 주는 것, 피스 임직원에게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것 등 그런 마음이 지금껏 회사를 성장시킨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원래 금융권 기반의 사업가였다면 결코 지금 같은 사업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외려 비금융권 출신이었기에 금융 소비자로서 겪었던 불편함과 수요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금융은 정말 가장 고도화되고 복잡한 사업 중 하나다, 창업가가 깨끗하고 정직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사업이다. ST 시장이 커질 것처럼 보이자 너도나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진짜 해낼 수 있는 곳은 드물 것으로 본다. 기술적으로든, 사업적으로든 피스의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빨라도 최소 2~3년은 소요된다. 그 사이 피스는 10년 앞서나가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기구, ICMA(국제자본시장협회) 옵서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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