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간 1경기···‘여름방학’ 된 ‘복합 브레이크’는 누구의 편이 될까

안승호 기자 2023. 7. 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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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인천 문학구장. 연합뉴스



준비된 휴식기는 일주일이었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올스타 브레이크’로 잠시 숨 돌릴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7월 한복판, 전국을 감싼 장마 전선에 의해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도 우천 취소 경기가 대량 발생했다. 그에 따라 여름 방학처럼 긴 ‘복합 브레이크’가 생겼다.

SSG와 두산은 전반기 최종전이던 지난 13일 문학 맞대결을 비 때문에 치르지 못한 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3연전 또한 각각 1경기만 벌였다. 이후 곧바로 이동일(24일)로 접어들며 경기 없는 날이 늘어났다. 이들 팀은 최근 12일간 1경기만 벌이게 됐는데 선두 LG 또한 일정이 비슷했다. LG는 전반기 최종전을 비로 인해 진행하지 못한 뒤 지난 주말 SSG와 잠실 3연전에서도 1경기만을 정상적으로 치르면서 최근 12일간 1경기만 소화했다.

올스타브레이크로 일주일만을 쉬고, 일정을 정상 진행하고 있는 팀은 4곳이다. 삼성과 롯데, KT, 키움은 전반기 최종전까지 치르고 휴식기를 맞은 뒤 지난 주말 3연전도 모두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 팀 또한 전반기 마지막 일주일간 고루 취소 경기가 발생한 터여서 계획에 없던 휴식일은 더 있었다. 예컨대 KIA는 이동일이던 지난 10일 이후로 24일까지 보름간 3경기만 벌이고 25일 이후의 새 주간 시리즈를 기다리는 중이다.

길어진 휴식기가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변수’가 될 가능성은 크다.

최근 몇 시즌 중에는 2021년 여름 28일간의 브레이크가 후반기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다. 그해에는 7월 중순 이후로 코로나19로 인한 시즌 중단과 도쿄올림픽 브레이크로 ‘여름 방학’이 생겼는데 긴 휴식기가 특정팀에는 지렛대가 되기도 했다.

당시 휴식기 이전, 불펜진 체력 소모로 급히 내림세를 걷던 두산은 승률 0.480(36승39패) 6위에서 휴식기를 맞은 끝에 재정비에 성공해 후반기 승률 0.574(35승8무26패)로 벌떡 일어났다. 두산은 정규시즌 4위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그해 6월 이후 휴식기까지 불펜 평균자책이 6.30까지 치솟았던 두산은 한달에 가까운 휴식 이후로는 불펜 평균자책을 3.54까지 끌어내렸다.

올시즌 휴식기는 그때만큼 길지는 않다. 아울러 돌발 상황에 따른 휴일 증가로 100% ‘휴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긴 휴식은, 체력과 감각의 절묘한 조화가 필요한 프로야구에는 어떤 식으로든 작용하기 마련이다.

21일 잠실 LG와 SSG의 경기. 5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SSG 최주환이 투런홈런을 치고 달리고 있다. 두 팀은 주말 3연전 중 이날 경기만 치렀다. 연합뉴스



비 때문에 SSG-LG전이 취소된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도 각각의 팀 구성원들이 휴식기 연장에 따른 득실 계산으로 분주한 표정. “경기가 많이 밀리면 마지막 일정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전력을 더 갖춰놓고 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식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선발 로테이션 조정을 위해서도 감독과 투수코치가 수시로 만나야 하는 주말이었다. 이 중 SSG는 개막 이후 선두 싸움을 하면서도 7월 8경기에서는 팀 평균자책 10위(6.43), 불펜 평균자책 8위(5.97)로 떨어지며 체력적으로 해법이 필요한 대표적인 팀이었다. 길어진 ‘휴식기’는 누구의 편이 될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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