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테니스 황제 조코비치의 '숙면 습관'을 배우자

권정식 2023. 7. 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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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30분 숙면과 함께 하루 10~30분씩 명상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테니스 황제 조코비치가 발코니에서 명상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는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와 4시간 42분의 대접전끝에 2대3으로 역전패당했다.

그는 비록 윔블던 5연패, 통산 8번째 윔블던 우승을 아깝게 놓쳤지만 여전히 '테니스 황제'로 추앙받고 있다. 세계랭킹 2위인데다 올 시즌후 은퇴하는 라파엘 나달(37·스페인)과 역대 메이저 우승 22회로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16년 연속으로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것은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가능성이 많다.

조코비치는 최근 영국 BBC와의 윔블던 특집 인터뷰에서 자신의 롱런 비결을 이렇게 밝혔다. "루틴은 저한테 엄청나게 중요해요. 특정 행동을 해서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 행동을 꾸준히 하고 싶은 게 인간입니다."

조코비치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BBC는 "조코비치는 엄격한 루틴과 세심한 대회 준비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라이벌 라파엘 나달이 경기 중 10가지 이상의 루틴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면 조코비치는 코트 밖 '루틴 부자'다. 루틴은 운동 수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일관성있는 행동을 뜻한다. 조코비치는 "대회를 준비하며 루틴을 지키는 것을 선호한다.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 안정감은 경기에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의 대표적 루틴은 '8시간 30분' 수면 원칙이다. 조코비치는 "잠은 다른 어떤 회복 루틴보다 중요하다"며 충분한 휴식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한 상태에서 회복하고 좋은 컨디션을 만든다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든다. 8~9시간 동안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잔다. 아침마다 스트레칭과 요가를 20분간 병행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습관이다.

낮잠도 그의 일과다. 조코비치는 하루중 10~30분을 할애해 눈을 붙이고 명상을 한다. 그는 "단 5분이라도 별도의 시간을 내 심호흡을 하면서 눈을 감으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프로야구를 포함, 모든 아마추어와 프로선수들이 조코비치에게서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은 '8시간 30분' 수면 원칙이다. 조코비치 말대로 잠만 잘 자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코비치처럼 숙면의 습관을 갖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저런 일로 잠을 설쳐 경기를 망치는 일이 자주 있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프로야구 선발 투수의 난조다.

지난 22일 롯데 박세웅(28)은 키움과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가 1회에만 4실점했다. 무려 42구를 던지며 4사구 5개, 안타 2개를 허용하며 '안경 에이스'의 구실을 못해 3대5 패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세웅은 7월 21일 이전 1회 평균 투구수가 16.3개에 불과한데 이날 뜻하지 않은 과다 투구로 인한 1회 대량 실점은 무더위로 인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세웅뿐 아니라 올시즌 선발투수 1회 평균 투구수 '워스트 5'인 박종훈(SSG, 23.4개) 이용준(NC, 22.7개) 윤영철(KIA, 21.1개) 스트레일리(롯데 퇴단, 20.7개) 앤더슨(KIA, 19.5개/이상 7월 22일 현재)도 수면 부족 등 컨디션 관리를 잘못해 1회 등판하자마자 컨트롤이 들쑥날쑥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초반 난조의 으뜸가는 투수는 롯데에서 12시즌(1986~1997년)을 뛴 윤학길(62)이다. 그는 선발을 앞두고 긴장한 탓에 잠을 설쳤는데 부인이 마사지를 1시간 이상 해줘야 새벽 3시쯤에 겨우 눈을 붙였다고 한다. 그래서 1,2회에 컨디션 부진으로 실점이 많았는데 3회부터는 정상을 회복, 통산 20위인 117승(94패)을 거뒀으며 100경기 완투는 역대 1위 기록이다.

조코비치처럼 '8시간 30분 숙면'을 하려면 어려서부터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습관을 부모나 감독, 코치들이 등한시하고 있다. 요즘 대부분 선수들은 스포츠 드링크를 마신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무더운 날씨에 더위를 식히고 피로함을 쫓거나 긴장 해소를 위해 아이스커피나 콜라를 벌컥 벌컥 마신다. 커피와 콜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뇌를 각성시켜 밤잠을 깊이 들지 못하게 한다.

덥다고 잠자기 전에 찬물로 샤워해도 숙면이 방해된다.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야 된다. 찬 맥주는 마실 때만큼은 엄청난 시원함을 느끼게 하고 바로 수면을 취하게 만들지만 이뇨작용으로 인해 밤중에 깨게 만드니 이 또한 멀리해야 한다.

특히 여름에는 숙면 여부가 개인 성적과 직결된다. 잠을 깊이 들지 못하는 선수들은 지금이라도 간단한 숙면 원칙을 지켜 어이없는 투구나 실책을 방지해야겠다. 조코비치나 나달처럼 '루틴 부자'가 되면 더욱 바람직하고. 팀 닥터나 트레이너가 '잠 잘 자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본지 객원기자

김수인 객원기자

 

스포츠한국 권정식 jskwo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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