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 모녀 끌고 다니며 집단 성폭행...두 달 넘게 방치 인도 경찰 도마에

서예림 2023. 7. 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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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타밀 나두 청년회의의 한 여성 회원이 21일(현지시간) 첸나이에서 열린 마니푸르주의 집단 성폭행 사건을 규탄하는 피켓 앞에 앉아 있다./사진=첸나이 EPA 연합뉴스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 경찰이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백주대로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들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모녀로 보이는 두 여성이 발가벗겨진 채 끌려다닌 뒤 젊은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런 참담한 일이 벌어졌는데도 20일에야 4명의 남성을 체포했고, 곧 더 많은 숫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BBC 방송이 연일 보도한 데 따르면 마니푸르주 경찰은 집단 성폭행을 벌인 혐의로 메이테이 부족원 4명을 구속했습니다. 이 끔찍한 일은 마니푸르주 캉폭피 지역의 한 마을에서 일어났습니다. 메이테이 남성들이 쿠키조 부족의 주거지를 불태우고 남성들을 살해한 후 42세 어머니와 21세 딸을 발가벗긴 채 끌고 다녔습니다.

두 여성은 둘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 아버지, 오빠(남동생일 수도) 여행 중이었는데 800~1000명 정도의 무장한 폭도들과 맞닥뜨렸습니다. 아버지와 오빠는 맞아 목숨을 잃었고, 동영상은 그 뒤 일을 담은 것입니다. 일단 경찰이 두 여성을 구출했는데 폭도들이 몰려와 끌고 간 것으로 보입니다. 동영상에는 나오지 않는데 세 번째 여성 역시 발가벗겨졌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동영상이 지난 19일에야 소셜미디어(SNS)에 확산되면서 비로소 인도 전역에 알려져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폭도들은 길거리에서 모녀로 추정되는 두 여성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긴 막대기를 휘두르며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울부짖는 여성들의 몸을 더듬으며 인근 들판으로 끌고 갑니다. 원주민 족장 단체인 ITLF는 성명을 내고 “쿠키조 공동체를 상대로 잔혹행위가 자행됐다”며 “여성들이 윤간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BBC는 젊은 여성만 무람한 일을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에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우선 사건 직후 폭도들을 처벌해 달라는 신고가 쏟아졌지만 경찰은 묵살했습니다. 이 범죄뿐만 아니라 유혈충돌과 관련해 무려 6000건의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동영상은 폭도들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화질이 괜찮았습니다. 그런데도 가해 남성들을 체포하는 데 두 달 보름이 걸렸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영국 BBC는 이날 모녀의 친척이 자필로 쓴 고발장을 볼 수 있었는데 폭도들이 경찰에 구금 중인 모녀를 끌고 가 이런 짓을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친척은 모녀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당시 모녀를 도와달라고 울부짖었지만 경찰은 폭도들을 제지하기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지 경찰은 이런 의혹 제기에 어떤 부인도 하지 않았는데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폭도들 숫자에 “압도돼”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습니다.

메이테이족은 힌두교를 숭배하고 쿠키조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습니다. 그런 종교 갈등이 겹쳐져 경찰이 방관하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날 인도 델리에서 몬순 회기를 시작한 의회 회의도 이 사건이 주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친 끝에 중단됐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 사건이 인도를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죄를 절대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마니푸르의 딸들에게 일어난 일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DY 찬드라추드 인도 대법원장도 “대법원도 동영상으로 인해 깊이 혼란스러운 상태”라며 “정부가 가해자에 대해 조치한 후 진행 상황을 알려주길 바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대법원이 직접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얀마 접경지인 마니푸르주에서는 지난 두어달 메이테이와 쿠키조 부족의 유혈 충돌로 적어도 130명이 목숨을 잃고 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BC는 “사건 발생 후 2개월(실제로는 두 달 보름)이 지나서야 모디 총리가 입장을 밝히고, 가해자에 대한 첫 체포가 이뤄졌다는 사실은 당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일선 경찰에만 책임을 물을 일은 결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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