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곡물협정 파기 부담스러웠나? … 푸틴 “아프리카에 곡물·비료 수출 계속”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서방의 제재에도 아프리카에 곡물과 비료를 계속 수출하겠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오는 27∼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이 발표한 보도문에서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 우크라이나 곡물을 상업적으로나 무료로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싶다"며 "러시아는 올해 또다시 기록적인 수확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아프리카 식량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며 국제 사회 비판이 커지자 우크라이나 곡물을 자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아프리카에 곡물, 식품, 비료와 다른 상품들을 제공하는 활발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아프리카와는 경제와 관련된 전 분야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발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곡물협정의 초기 목적이 국제적 식량안보를 보장하고 기아 위협을 줄이면서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의 가난한 국가들을 돕는 것이라는 점을 많은 사람이 아마 들었을 것"이라며 "사실 창피하게도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고 재판매하는 미국과 유럽의 대형 사업체를 부유하게 만드는 데만 쓰였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으로 약 1년 간 우크라이나가 수출한 곡물 3280만t 가운데 70% 이상이 결국 고소득·중상위 소득 국가에 갔고 예멘, 아프가니스탄은 물론 에티오피아, 수단, 소말리아가 받은 곡물은 3% 미만이라고 밝혔다.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