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서이초 교사 애도 "전문가가 민원 상대토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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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교육계가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합동분향소를 설치,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교내에서 극단 선택을 하는 등 사건이 잇따르자 교사들은 교권 침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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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의 교육계가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합동분향소를 설치,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교내에서 극단 선택을 하는 등 사건이 잇따르자 교사들은 교권 침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울산교육청 1층 로비에 마련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교육청 입구와 주변에는 애도 플래카드가 걸려 있고, '동료·선배 교사' 명의의 근조화환이 합동분향소를 가득 채웠다.
일부 추모객들은 먼저 간 동료 교사를 추모하며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합동분향소 한 편에 마련된 추모 메시지 공간에는 '참담한 심정으로 교육 현장에서 세상을 등진 선생님의 마음을 감히 헤아려 봅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 수십장의 쪽지가 붙었다.
이날 만난 추모객들은 모두 현직 교사, 교권이 무너진 원인에 대해 "민원인을 교사가 직접 상대하는 것이 문제"라며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8세 자녀와 분향소를 찾은 초등교사 부부는 "학교 현장은 학생 교육 중심이 아닌 민원인 상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폭증하는 민원을 전담하는 제3의 전문가를 학교에 배치해야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0대 교사 A씨는 "지난 3월부터 학교폭력 업무를 맡게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른 오전부터 항의 전화는 물론 스트레스 상황을 혼자서 감내해야 한다. 보통 1년 이상은 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대부분으로 경찰 등 교내 전담 기구를 배치해 조금 더 전문적인 제도 하에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학생 인권 향상을 위한 조치들은 지속적으로 보완·발전돼 현장에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조치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교직사회의 지적이다.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동학대로 신고된 교사는 79명이다. 이 가운데 무혐의 처분은 20건(25%)으로 나타났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교권 침해 관련 사건은 늘어나고 있지만 교권 침해를 당한 교원에 대한 교육청의 소송비 지원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요청으로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교육활동침해 교원 소송비 및 치료비 등 지원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시도교육청에서 교사의 소송비를 지원한 횟수는 10건(서울 3건, 강원·충북 2건, 경기·경남·대구 1건)에 불과하다. 울산은 5년 동안 교육활동 침해 교원의 소송을 지원한 적이 없다.
보수·진보성향의 교원단체·노조들은 일제히 교육당국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학생인권조례 재정비' 등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천창수 교육감은 21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분향소를 찾아 "폭언과 욕설, 부당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 대응을 위해 교육 현장에 자동 녹음이 가능한 전화기 설치를 지원하겠다"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관련 법률 개정에 나서고 시의회와 협력해 울산교권조례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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