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오르자 '29%' 폭락한 세종 아파트값 하락세 주춤

정영희 기자 2023. 7.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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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월별리포트 자료 분석 결과 전국 시·도 중 매매가격 흐름이 가장 먼저 저점을 찍고 반등한 지역은 세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타 지역보다 1년여가량 빠른 2021년 하반기부터 내림세를 보이며 가격이 29%까지 내리다 올해 3월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장에 진입했다./사진=뉴시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찾아온 가운데 전국 시·도 중 가장 빨리 하락장에 진입한 세종이 최고점 대비 가격이 30%까지 빠지다가 올해 초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가장 먼저 떨어진 지역인 만큼 저점 인식 시점도 빨라진 것으로 분석되며 이달 매매가격이 반등할 가능성 또한 제기됐다.

2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월별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흐름이 가장 먼저 반등한 지역은 세종으로 나타났다. 2019년 10월부터 약 2년 간 크게 상승했던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1년 하반기 하락세에 진입했는데, 대부분의 지역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에 진입한 것에 비해 다소 빠른 움직임이었다. 올해 들어 세종시 매매가격의 저점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하며 저가 매물이 소진됐고 지난 3월 시·도지역 중 가장 먼저 상승세로 전환됐다.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9년 10월부터 최고점을 찍은 2021년 8월(3.3㎡ 당 2304만원)까지 약 2년 동안 93%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타 지역은 평균 42% 올랐던 것에 비해 2배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가파른 가격 인상의 기저효과로 최고 가격을 기록한 직후 하락으로 돌아섰다.

세종시 매매가격의 마이너스 변동률은 지난 2월(3.3㎡ 당 1630만원)까지 지속됐다. 지난해 매매가격은 2021년 8월에 비해 29%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시·도별 가격 변동률 기준 가장 큰 하락률로 타 지역들이 평균 5%가량 떨어진 것에 비해 큰 수치였다. 타 지역의 각 최고점 대비 변동률과 비교했을 때도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인천은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 3월 대비 20% 하락했고 대구는 2022년 1월 대비 17%, 경기는 2022년 3월 대비 16% 순으로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세종 집값이 많이 떨어지자 바닥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며 거래량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전체 매매 거래 191건 중 63%가 종전 거래 가격보다 낮게 거래됐으나 한 달 후인 2월 들어서는 전체 거래량이 436건으로 증가했고, 하락 거래 비중은 63%에서 51%로 줄어든 데 이어 상승 거래는 30%에서 43%로 늘었다.

김민영 직방 매니저는 "세종은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어 관련 수요가 꾸준하고 주거환경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 저평가론이 대두되고 올해 초 규제가 완화되며 매수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낙폭이 컸다는 부분에서 저점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실수요가 빠르게 유입돼 거래 증가를 이끈 것"이라고 전했다.

거래가 늘며 올해 3월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8% 오르며 플러스 변동률로 전환됐다. 거래 비중 또한 상승 거래가 절반 이상으로 증가하며 총 432건 중 224건(52%)이 종전 거래보다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세종 매매가격 변동률은 3월 이후 6월까지도 지속적으로 플러스 변동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은 1% 오르며 5월보다 변동폭이 소폭 좁아지긴 했지만 상승 거래 비중이 55%로 올해 월별 수치 중 가장 크다.

낙폭이 큰 지역으로는 대구가 꼽힌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세종 다음으로 하락세 진입이 빨랐던 가운데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내림세를 이어오다 최근 조금씩 하락폭이 점차 줄며 약보합세로 접어들고 있다. 대구는 공급여파가 큰 편으로 분석됐다. 김 매니저는 "분양과 입주물량 공급이 많고 내년까지 예정돼 있는 입주물량이 상당해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에도 타격을 주는 모습"이라며 "공급 리스크가 큰 만큼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의 반등 여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인천은 올해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3㎡당 매매가격이 20% 빠지며 시·도 지역 중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지와 택지지구 입주물량이 대거 공급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 매수심리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등은 아직이지만 최근 상승거래 비중이 조금씩 증가하며 보합세를 보이는 등 시장 상황이 개선되며 신고가를 찍은 사례도 관찰된다. 지난 6월28일 인천 계양구 서운동 계양효성해링턴플레이스 99A㎡(전용면적 72.99㎡)는 직전거래 대비 1억7300만원 오른 5억2300만원에 팔렸고, 같은달 1일 서구 마전동 검단힐스테이트3차2단지 164㎡(전용면적 135.63㎡)는 직전 거래보다 6000만원 상승한 4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김 매니저는 "한동안의 급매 거래 이후 이전보다 고가로 시장에 나온 매물 탓에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의 흐름이 주춤해지는 가운데 선호도가 높은 매물 위주로 매매계약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지방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는 지역이 점점 줄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입주물량 공급이 지속되며 수요 움직임 자체가 적어 주춤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5개구, 5월 16개구가 각각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던 서울의 경우 6월 9개구만이 하락했다. 직방 6월 월별리포트 기준 경기 지역 또한 6월 0.4% 오르며 플러스 변동률로 전환됐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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