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중단+연장 6시간 10분 혈투…롯데, 루징시리즈
선발 이인복 4이닝 6피안타 4실점
3회 선취점과 함께 대량실점 내줘
4회 4득점으로 빅이닝 만들며 역전
그러나 5회 무사 만루속 1점 헌납
우천속 86분 중단에 6-6으로 연장
10회 송성문 결승타로 패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장장 6시간 10분간의 긴 혈투에서 패하며 올 시즌 후반기 첫 시리즈를 루징시리즈로 기록했다. 롯데는 5회 무사 만루 위기 속 래리 서튼 감독이 퇴장하고, 많은 비로 인해 경기가 86분 동안 중단되는 악조건 속에서 결국 웃지 못했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6-7로 졌다. 지난 21일 후반기 첫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두 경기 연속 패한 롯데는 결국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롯데는 3회 대량실점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3회초 롯데 선발 이인복이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안타를 내준 뒤 이용규에게 희생번트로 출루를 허용했다. 당초 이용규는 3피트 수비 방해가 판정됐으나, 비디오 판독에서 결과가 번복됐다. 이후 김혜성의 희생타로 이지영이 홈을 밟았다. 키움의 새로운 타자 도슨의 투런포까지 터지면서 롯데는 0-3으로 뒤처졌다.
0의 행진을 이어가던 롯데는 4회 침묵을 깨고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했다. 먼저 안치홍이 키움 선발 최원태에게 볼넷을 얻어 포문을 열었다. 이정훈의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은 롯데는 한동희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이어 롯데가 3연속 안타를 쳐 순식간에 4점을 뽑아냈다.
롯데는 5회 만루 위기를 겪었으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5회 이인복이 선두타자 이용규에 안타를 내준 뒤 김혜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이인복을 마운드에서 서둘러 내린 롯데는 불펜을 가동했다. 첫 번째 구원 투수는 심재민이었다. 하지만 심재민은 도슨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한 채 강판한 심재민에 이어 롯데의 선택은 한현희였다. 그와 동시에 롯데의 래리 서튼 감독이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볼 판정으로 항의했다는 게 주원인이었다. 올 시즌 감독이 퇴장하는 경우는 여섯 번째로 늘었으나, 비디오판독에 대한 항의가 아닌 심판 판정에 항의해 퇴장당하는 것은 서튼 감독이 처음이었다.
무사 만루 속 감독까지 퇴장당하는 악조건에서 한현희는 호투를 펼쳤다. 첫 타자 이원석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용규에게 동점 희생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 김건희를 뜬공 처리했다. 이로써 두 팀은 4-4로 맞섰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는 주성원에게 내야안타와 이지영에게 볼넷을 허용, 1사 1, 2루를 내준 뒤 이용규 타석에서 구승민과 결국 교체됐다.
구승민이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많은 비에 경기가 중단됐다가 86분 만에 재개됐다. 역대 사직구장 최장 시간 경기 중단 기록이다. KBO리그 역대 최장 시간 경기 중단은 1987년 8월 16일 삼성 라이온즈-빙그레 이글스전에서 나온 116분이다.
재개 후 구승민은 첫 타자 이용규를 뜬공 처리한 뒤 김혜성을 땅볼로 잡으며 깔끔하게 6회를 막았다. 특히 이용규는 심판의 볼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이날 서튼 감독의 퇴장을 시작으로 한 경기에서 두 번의 퇴장이 나오며 경기 내내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7회 롯데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상수는 만루 위기에서도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김상수는 선두 타자 도슨과 송성문, 이형종에게 안타를 맞아 1사 만루를 내줬으나, 김수환과 임병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다. 김상수는 후반기 첫 경기인 21일부터 3연투 중이다.
8회 두 팀이 각 2점씩 뽑으며 또다시 동점으로 맞섰다. 롯데의 여섯 번째 투수 최준용은 선두 타자 김동헌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준완에게 볼넷, 김혜성의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르 자초했다. 도슨의 땅볼에 2루로 뛰던 김혜성을 태그 아웃시키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린 최준용은 이원석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또다시 만루를 내줬다. 결국 송성문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내주며 롯데는 4-6으로 뒤처졌다.
롯데는 추격을 시작했다. 8회말 선두타자 구드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전트란’ 전준우가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양 팀은 6-6, 또다시 동점으로 맞섰다.
9회초 롯데의 ‘장발 클로저’ 김원중이 삼진 하나를 곁들인 삼자범퇴 처리한 뒤 롯데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 노진혁의 볼넷 외 세 타자 모두 범타로 물러났고, 양 팀은 결국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도슨에게 2루타를 내준 뒤 이원석을 고의4구로 걸렀다. 하지만 송성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롯데가 승기를 뺐겼다. 롯데는 10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구드럼이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한동희가 상대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1루를 밟아 2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박승욱이 뜬공 처리되면서 경기는 6-7, 롯데의 패배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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