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반등하는 바이오주, 호황기 다시 올까
최근 바이오주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다시 바이오 호황기가 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바이오주는 호황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내 증시에서 KRX300헬스케어지수는 2.09% 상승한 2279.97에 장을 마쳤다. 지난 21일 코스피지수가 0.37% 오른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친 것과 비교하면 꽤 양호한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신테카바이오, 에이프로젠, 지엘팜텍이 상한가에 올랐고, 오스코텍은 23% 상승했다. 이밖에 유한양행(11.48%), 한올바이오파마(5.23%), 한미약품(4.40%), 에스티팜(4.74%) 등 21일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주(7월 17~24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 상위권에도 바이오주가 대거 포진해 있다. 지난주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바이오주인 펩트론으로 나타났다. 펩트론은 해당 기간 주가가 71% 올랐다. 17일과 18일에는 장중 상한가에 오르기도 하는 등 고공 행진한 펩트론은 지난 21일 3만500원까지 오르면서 2018년 이후 5년 만에 3만원을 되찾았다. 인벤티지랩도 같은 기간 52% 올랐다. 아이센스(43%), 지엘팜텍(42%) 등 바이오주도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강도 높은 긴축 이후 연일 하락했는데, 최근 들어 반등하는 모양새다. KRX30헬스케어지수는 올해 초부터 계산하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보다 부진하지만,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로 범위를 좁히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상회한다.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가 3.53% 오를 때 KRX300헬스케어지수는 7.66% 상승했다.
유한양행과 알테오젠, 에스티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요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과 관련한 임상시험 3상을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인데, 해당 임상이 곧 끝날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은 세계 매출 1위 항암제인 미국 머크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 상업화로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에 따른 기대감도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경제 2.0 원탁회의’를 열고 바이오경제 2.0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6월 1일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바이오 분야 규제 완화, 클러스터 육성 등 정책과제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는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15조원의 민간 투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백신 기술만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것을 바이오의약품까지 넓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를 대폭 확대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바이오 종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업종 지수는 연초 대비 10% 넘게 빠지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상승률 대비 수익률이 낮았다”면서 “그러나 과도한 주가 하락은 좋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하고, 올해 하반기를 변곡점으로 내년부터 실적이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도 “’바이오 산업육성계획’ 발표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있다”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든 바이오주가 오르고 있는 것은 아니고, 바이오주는 통상적으로 기대감만으로도 주가가 폭등하는 경우가 많아 무지성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신약 개발 성공 기대감을 부풀리며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해 많은 투자금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물을 내놓은 바이오 기업은 없다시피 하고, 당시 주가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이들 기업에 CB와 BW 조기 상환 요구를 하는 채권자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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