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해병대 출신 윤도진, BL물 틀 깨다
왓챠 1위…국내외서 입소문
일주일만 12㎏ 증량…90㎏까지
"청년농부 캐릭터 어디에도 없어"
두달만 SNS 팔로워 200명→5만명
경찰 父 롤모델·할리우드 진출 꿈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신예 윤도진(25)이 BL(Boys Love)물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로 첫 발을 내딛었다. 데뷔작이지만 장르의 부담감을 느끼기 보다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했다. 해병대 출신인 윤도진은 수많은 BL물 속 청년 농부 캐릭터로 차별화했고,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로 몰입도를 높였다. 이 드라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에서 공개하자마자 1위에 올랐다. 네이버 시리즈온과 헤븐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개해 국내외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윤도진은 5월 말 캐스팅 발표 후 2개월 여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약 200명에서 6만 명으로 늘었다며 얼떨떨해 했다.
"원래 SNS를 잘 안 해서 친한 친구끼리 소통했다. 하루에 팔로워가 3000명씩 늘어서 무섭기도 하고 당황스러웠다. 팬들이 응원해주니 기분도 좋고 원동력이 되더라. 해외 팬이 80%다. '시즌2 해주세요' '사진 올려주세요' 등의 반응이 많다. 모든 BL 작품을 보진 않았지만, '예찬' 캐릭터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예찬과 율의 케미가 신선하고, 시골 배경으로 한 푸릇푸릇한 자연 영상도 아름답지 않았느냐. 점점 욕심이 생기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이 드라마는 삶에 지쳐 시골로 내려온 도시 남자 '선율'(도원)과 농촌을 사랑하는 청년 '예찬'(윤도진)의 로맨스다. 지난해 BL물 열풍을 일으킨 '시맨틱 에러' 제작진이 만들었다. 윤도진은 약 12㎏을 찌웠고, 직접 의상도 준비해 배역을 따냈다. 최종 오디션에서 양경희 PD가 윤도진을 보자마자 '오! 예찬이다'라고 한 이유다.
"그때 참 간절했다. 처음 오디션 볼 때 68~70㎏을 왔다 갔다 했다"며 "완전 마른 체형이었는데, 감독님이 '살 찌우라'고 해 미친 듯이 먹었다. 일주일 만에 80㎏을 만들어 (두 번째) 오디션을 보러 갔다. 축사에서 신던 장화, 앞치마 형식의 복장 등을 준비했다. 내돈내산"이라고 귀띔했다. "촬영 중 제일 많이 나갔을 때는 90㎏였다"며 "너무 한번에 찌워서 한 끼만 안 먹어도 3~4㎏가 빠지더라. 지금은 78~80㎏ 정도 나간다. 열심히 노력해 몸을 만들어서 굳이 확 빼고 싶지는 않다. 예찬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의욕이 넘쳤지만, 첫 촬영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당시 "40도였는데, 더위를 못 느낄 정도로 긴장했다"고 돌아봤다. 준비를 많이 했지만, 카메라 앞에 선 순간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드러났다. 오히려 "첫 촬영 때 떨지 않고,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면서 "'최선을 다해 보여주자'고 했는데, 내가 준비한 게 틀린 거였다. 생각한 것과 다르게 돌아가서 당황했다. 감독님과 도원 형이 하나하나 알려줬고, 이후 한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했다. 긴장감을 누르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이 드라마를 스무 번 정도 봤다. 신기하기도 하고 아쉽고,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더라. 두 번 다시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되새김질하는 작업을 했다"며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30점이다.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혼자 한 게 아니라, 다같이 도와줘서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순수한 시골 청년 예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웹툰 속 캐릭터와 최대한 흡사하게 보이도록 했고, 원작 팬들은 '어디서 예찬이를 데리고 왔느냐'며 반겼다. "예찬이는 시골에서 자라 순수하다. 하고 싶은 말도 다한다"며 "난 예찬과 반대다. 고향이 대구라서 굉장히 과묵하다. 겁도 많고 내성적이다. 내가 여섯 살 때 예찬과 같은 정서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웃었다. "예찬을 통해 배움 점도 많다. 원래 말수가 없는 편인데 많이 밝아졌다"며 "유년 시절이 많이 떠오르더라. 떼를 쓰는 것도 순수한 예찬만이 할 수 있는 건데, 나의 어린 시절과 접목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선율과 키스신을 꼽았다. "장마철이라서 비가 많이 왔다.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 다른 환경에서 촬영했다. 예찬이가 율을 서울로 떠나보내며 부담감을 주지 않고, 응원하는 동시에 설렘을 느끼는 장면이었다. 키스신 자체가 처음이라서 부담감이 컸다.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싶더라. 도원 형이 경험이 많아서 잘 이끌어줬다. 한 번에 끝났고, '한번만 더 해보자'고 해 다른 각도에서 한 번 더 찍었다."
가족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경찰인 아버지는 BL물에 선입견을 갖기 보다 "아들이 하고 싶은 길을 선택했으니 지지해줬다"며 "인생 롤모델이 아버지다. 언젠가 경찰 연기를 하면, 아버지가 엄청 뿌듯해 하지 않을까. 아버지의 성실함을 배우고 싶고, 빨리 잘돼서 효도하고 싶다"고 바랐다. "왓챠 1위에 올랐을 때는 정말 놀랐다. 1~10위까지 내가 다 알고 보는 작품인데, 이걸 넘어서 1위를 하다니···. 무엇보다 내 얼굴이 (포스터에) 있어서 안 믿어졌다. 주변에서 더 기뻐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벌써부터 시즌2를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원작에 예찬이가 군대를 다녀온 후 도시로 올라가서 사업하는 내용이 있다. 원작대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스핀오프가 나온다면 둘이 같이 여행을 가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 예찬은 시골에 나오는 캐릭터와 다 연결 돼 있다. 율과 관련된 인물이 많이 안 나왔는데, 그 외 이야기가 진행 돼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는 '유치원 졸업사진' 같다. 첫 걸음을 떼 풋풋하지 않느냐. 매년 꺼내보며 연기하는 데 버팀목으로 삼을 것 같다. 다음 작품도 BL물이 들어와도 상관없다. 장르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번 작품도 로코라고 생각했고, 내 모습과 다른 예찬도 연기했다.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불타는 중이다. '프렌즈'에 '조이 트리비아니'로 나온 맷 르블랑을 정말 좋아한다. 전역 후 1년 가까이 배낭 여행을 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항상 꿈꾸고 있다. 할리우드에 진출하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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