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리포트]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관측소, 우리는 놀라운 것을 보고 있다
[뉴스투데이]
산불 진화용 헬리콥터가 물이 아니라 불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불길을 잡기 위한 고육책입니다.
산불의 먹이를 제거해 불길이 번지는 걸 막는 겁니다.
불씨가 떨어진 곳에서 거대한 불길이 일어납니다.
캐나다에서는 지금까지 서울 면적의 180배나 되는 숲이 불탔습니다.
이전 최고기록을 뛰어넘는 거대한 산불입니다.
산불은 유럽에서도 불을 뿜고 있습니다.
지구의 열기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최고기온은 46도, 스페인은 45도를 넘었고 미국 남서부는 50도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난달부터 지구 전체의 기온은 관측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상순까지 3주간 중국 베이징의 최고기온입니다.
40도를 넘는 날이 이렇게 7일이나 되고요.
체온인 36.5도보다 낮은 날은 단 이틀에 불과합니다.
베이징의 예년 이맘때 최고기온은 32도~33도.
중국 기상 당국은 이번 폭염이 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온에 앞서 바닷물 온도도 최고치를 경신해 지금 지구는 전인미답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원인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온실가스입니다.
서해안 청정해역에 자리한 안면도 기후변화 감시소입니다.
높은 첨탑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온실가스 농도를 측정합니다.
감시소는 한반도 상공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수민/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부] "2022년 안면도에서 측정한 CO2 연평균은 425ppm으로 역대 최곳값을 기록했습니다. <네 이게 그전에 최고는 언제였어요?> 그 전 최고는 바로 그 전해입니다. 2021년. 그래서 매해 온실가스 특성상 매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구를 대표하는 온실가스 관측소는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에 있습니다.
올해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처음으로 424ppm을 넘었습니다.
끝없이 상승하기만 하는 이산화탄소 농도 그래프는 기후변화의 상징이죠.
발견자인 고 찰스 킬링 박사의 이름을 따 킬링 커브라고도 부릅니다.
지금은 아들인 랄프 킬링 교수가 측정하고 있죠.
"킬링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랄프 킬링/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저는 랄프 킬링입니다.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입니다. 킬링 곡선은 제 아버지 찰스 킬링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는 인간이 지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한 증거를 통해 처음으로 입증했습니다."
킬링 교수는 지금의 이산화탄소 증가 속도가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랄프 킬링/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10년 전에 400ppm을 넘었는데 벌써 425ppm입니다. 놀랍도록 빠른 증가 속도입니다."
이런 속도로 늘면 머지않아 충격적인 수치를 마주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랄프 킬링/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10년 뒤에는 450ppm, 20년 뒤에는 475ppm이 되고 500ppm에 육박할 겁니다."
이산화탄소보다 8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 농도도 급속히 증가했습니다.
온실가스는 지구의 열을 붙잡아 지구를 뜨겁게 합니다.
유엔기후변화보고서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제곱미터당 2.72와트의 열기가 더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60와트 백열등으로 환산하면 이해가 쉬운데요.
뜨거운 백열등을 한반도 면적에 100억 개를 켠 상태가 되는 거고요.
지구 전체로 생각해보면 지구 전체에 23조 개를 켠 것과 같습니다.
생각만 해도 뜨거울 것 같지 않나요?
지금 지구는 정확히 이런 상태입니다.
이렇게 많은 열기가 더해지니 지구는 더 뜨겁게 변하고, 날씨는 더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랄프 킬링/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지금처럼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기후는 점점 더워지고 폭풍과 홍수, 가뭄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변할 것입니다. 이미 현실화되고 있죠."
올해는 강력한 엘니뇨까지 발생하고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랄프 킬링/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엘니뇨가 발생하면) 인도네시아는 건조해지고 종종 큰불이 납니다.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도 건조해지죠. 건조한 환경에서는 식물이 잘 자라지 않습니다."
식물이 말라 죽으면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줄고 산불이 나면 많은 이산화탄소가 방출됩니다.
대를 이어 평생 온실가스를 지켜봐 온 그의 소망을 물었습니다.
[랄프 킬링/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제 평생 소원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 증가 곡선이 아래로 꺾이는 모습을 보는 겁니다."
킬링 교수님, 그게 가능할까요?
[랄프 킬링/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시작하기만 하면,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을 계속 줄이면 곡선의 모습에 뚜렷한 변화가 생길 겁니다. 인류가 정말 바라던 순간이겠죠. 그때 인류는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진심으로 깨닫게 될 겁니다."
킬링 교수의 소망은 지금 모든 인류의 소망입니다.
기후환경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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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아 기자(inna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06747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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