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경기남부경찰청,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방법

권민현 2023. 7.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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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그들은 이 말을 가슴에 새겼고,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3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2023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2차대회 디비전 1 예선에서 역전 자유투를 꽃아넣는 등, 3점슛 2개 포함, 12점을 올린 김서진을 필두로 김남이(18점 8리바운드, 3점슛 3개), 김랑송(14점 5리바운드, 3점슛 4개)을 앞세워 IBK기업은행을 54-53으로 잡았다.

1분의 기적, 7점차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김서진이 돌파력을 발휘하는 등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고, 김남이, 김랑송은 전반 내내 고감도 슛감을 보여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충기(6점 9리바운드), 이윤수(4점 8리바운드)는 후배들과 함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팀 승리에 주춧돌을 놓았다. 역전 자유투 주인공 김서진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전같은 분위기였다”라며 기쁨에 겨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IBK기업은행은 박준호(17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가 전방위 활약을 펼쳤고, 서원철(12점 3어시스트, 3점슛 4개)이 손끝에 불꽃을 활활 태웠다. 이석희(9점 6리바운드), 김의수(6점 7리바운드)가 골밑을 사수했고, 양연수(3점 5리바운드), 엄재빈(4점), 양현우는 궂은일에 매진하여 동료들 활약을 뒷받침했다.

초반부터 양팀 모두 3점라인 밖에서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하여 근무에 돌입, 교체선수 없이 5명만으로 이날 경기를 소화해야만 했다. 파울관리와 체력조절이 필요한 상황. 3점슛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필수였다. 김랑송이 연달아 3점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김남이까지 나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IBK기업은행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서원철이 앞장섰다.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적중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등, 1쿼터에만 12점을 몰아쳤다. 박준호는 자신에게 수비 시선을 끈 뒤, 서원철에게 공을 건넸고, 이석희, 김의수는 오펜스 리바운드에 가담하여 부담을 덜어주었다. 양연수는 서원철과 함께 3점라인 밖에서 슛을 성공시켜 그를 도왔다.

2쿼터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골밑보다 3점슛에 더욱 집중했다. 밖에 시선이 쏠리면 안쪽으로 파고들기가 쉽다는 판단에서였다. 김랑송, 김남이가 3점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김남이, 이윤수는 2-2플레이, 돌파력,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성공시켜 공격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IBK기업은행은 상대와 다른 방향으로 맞섰다. 경기남부경찰청 교체선수가 없다는 부분을 감안하여 상대 수비 빈틈을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것을 택했다. 동료들을 활용하는데 집중한 박준호가 득점에 나섰고, 이석희가 그를 도와 득점을 올렸다. 리바운드 다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골밑에서만큼 우위를 점하려 애를 썼다.

후반 들어 소강상태에 돌입했다. IBK기업은행은 1쿼터 이후 손끝이 식어버린 서원철을 활용하는 대신, 박준호가 골밑을 저돌적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는 것을 택했다. 이석희는 3점슛을 성공시켜 슛감을 끌어올렸고, 엄재빈, 양현우, 양연수는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으로 상대 기세를 꺾으려 애를 썼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반 내내 침묵하던 김서진이 앞장섰다. 돌파력을 발휘하여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슛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김남이는 이윤수, 이충기와 함께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하였고, 김랑송은 경기운영에 매진하여 동료들 뒤를 받쳤다.  


4쿼터 들어 팽팽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서로 주고받기를 반복한 가운데, IBK기업은행이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김의수가 앞장섰다. 저돌적으로 돌파를 시도하여 득점을 올렸고, 상대 파울까지 얻어내기까지 하며 경기남부경찰청 수비를 흔들었다. 이어 종료 1분여전 엄재빈이 득점을 올려 52-45로 달아났다.

경기남부경찰청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김서진이 파울트러블에 시달리며 수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자신있게 공격에 나섰다. 돌파를 성공시킨 동시에 얻은 추가자유투까지 성공시켜 차이를 좁혔다. IBK기업은행은 상대 추격에 당황한 나머지 평정심을 찾지 못했다. 구심점 역할을 해주었던 안성현이 공백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이 기회를 놓칠 경기남부경찰청이 아니었다. 종료 10여초전 김서진이 IBK기업은행 박준호에게 거센 압박을 가했고, 옆에 있던 김랑송이 공을 빼앗아 득점으로 연결, 52-53까지 좁혔다. IBK기업은행은 김의수가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 모두 놓치는 등, 긴장감에 휩싸였다.

반면, 경기남부경찰청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서진이 공을 잡자마자 돌파를 감행했고, IBK기업은행 김의수에게 파울을 얻어냈다. 이어 자유투 2개 모두 성공시켜 54-5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IBK기업은행은 종료 0.5초를 남겨놓고 마지막 타임아웃을 신청, 김의수에게 마지막 공격을 맡겼다. 김의수는 작전대로 패스를 받자마자 3점라인 밖에서 슛을 던졌지만, 아쉽게 림을 벗어났다. 그렇게 종료 버저가 울렸고, 경기남부경찰청 선수들은 손을 번쩍 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아쉬움 속에 다음을 기약하며 코트를 떠났다.

한편, 이 경기 MATCH MVP에는 결승 자유투를 성공시키는 등, 3점슛 2개 포함, 12점을 올려 팀 승리에 일등공신 역할을 자처한 경기남부경찰청 김서진이 선정되었다. 그는 “집중호우 탓에 나오지 못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 나 역시 야간근무 끝나고 곧바로 경기에 뛰어서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5명 모두 마지막까지 끈끈하게 뭉쳤고, 이겨서 너무 좋다”고 승리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순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무모할 수도 있었지만, 저돌적으로 밀어붙여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에 “그때 당시 돌파를 하는 것이 맞았다고 판단했다. 단, 사이드에서 비어있었던 동료가 보였는데, 성공률이 반반일 것 같아서 그냥 내가 밀어붙여서 들어가는 것이 확률상으로 더 높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상대 파울이 나왔고, 자유투 2개 모두 성공시켜 역전을 일구어낼 수 있었다”며 “만약 오늘 경기에서 지더라도 얻어갈 것이 많았던 경기였다. 먼저 (이)윤수 형, (이)충기 형이 주축으로 뛰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경험이 적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 팀을 위해 같이 나와줘서 고맙고, 오늘과 같은 경기에서 좋은 경험을 쌓은 것이 팀으로서도 이득이었다. 물론 결과도 좋아서 일석이조인 셈이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하여 언급했다.

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 7점차를 역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뒤집었다. 그는 “당시 내가 득점을 올렸고, 추가자유투까지 성공시켜 차이를 좁혔을 때였다. 상대 선수가 공을 몰고 오는 방향으로 강하게 압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김)랑송이 형이 같이했던 경험이 있었고, 압박해줄 것이라 믿었다. 다행히 (김)랑송이 형이 공을 뺏어서 득점으로 연결했다”며 “곧이어 상대 선수가 자유투 2개 모두 놓쳤다. 그때 7초 남은 상황이어서 자신있게 공격한다면 성공시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남부경찰청은 승패 이상으로 큰 소득을 얻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 그간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을 쌓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 전 교체선수가 없으니까 전반은 슈팅 위주로 가자고 했다. 파울관리에 전념하면서 줄 것은 주자고 했다. 그러다 내가 후반에 파울 4개로 고생하긴 했는데, 비록 패했더라도 (이)충기 형, (이)윤수 형이 풀타임을 같이 소화하면서 어느 때보다 값진 경험을 쌓았다. 감독 겸 선수로서 소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들어 첫선을 보인 경기남부경찰청이지만, 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굵직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자연스레 The K직장인농구리그에서 오랫동안 우승을 차지했던 POLICE와 라이벌 관계가 형성될 법했다. 그는 “우선 POLICE가 경찰팀에서는 가장 잘하는 팀이다. 최근 경기에서도 아쉽게 패하는 등, 단 한 번도 이긴 경험이 없다. 9월 말에 경찰청장배가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팀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고, 그때 무조건 우승하려고 벼르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팀들 간에 이 대회가 어느 때보다 크다. 결승에서 POLICE와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데, 그 팀도 잘하는 선수가 정말 많다.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해서 최선을 다한다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어느 때보다 높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경찰팀으로서 명예를 지켜가고 싶고, 다음 대회에 같이 나온다면 그때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라이벌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자신들의 저력을 증명한 경기남부경찰청. 그는 “나 같은 경우, 성인부 올라오면서 공식 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편이다. 나를 포함해 팀 내에서 출전시간이 짧은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이 꾸준하게 나와서 경기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다”며 “주축선수 8~9명이 모두 나오면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있다. 처음에는 근무 때문에 주축선수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어 힘들지만, 그만큼 팀 훈련에 꾸준히 참여하는 선수들이 경기 경험과 동시에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부분에서 좋고, 재미있다. 팀에서도 약속한 부분이 매번 공식 대회에 나오기로 했기에, 많은 인원이 나와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직업 특성상 근무시간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나 역시 전날 야간근무를 마치고 오는 등, 매번 오는 선수들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최대한 많은 선수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며, 팀원들도 경험을 쌓기에 이만한 대회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욕심이 난다면 휴가를 내서라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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