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할 정도로 짜증나게…” FA 재벌 1위 양의지 효과, 두산 ERA 1.78 ‘짜다 짜’[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집요할 정도로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포수라고 생각한다.”
두산은 이번 10연승 기간에 평균자책점 1.78로 짠물 마운드를 뽐냈다. 돌아온 브랜든 와델을 축으로 라울 알칸타라, 곽빈이 강력한 1~3선발을 구축했다. 김동주, 최승용, 최원준 등도 뒤를 받쳤다. 불펜은 마무리 홍건희를 축으로 정철원, 박치국, 김명신, 이병헌 등이 헌신했다.
잘 나가는 팀은 투타조화가 좋다. 두산도 그렇다. 그리고 투와 타에 모두 기여하는 선수가 있다면, 역시 포수다. 돌아온 안방마님이자 FA 재벌 1위 양의지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양의지는 10연승 기간 34타수 14안타 타율 0.412 1홈런 5타점 4득점으로 변함없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1일 KIA와의 후반기 첫 경기서는 4타수 무안타로 주춤했다. 대신 라울 알칸타라의 6이닝 1실점 승리를 지원했다. 박치국~김명신~홍건희로 이어진 필승계투조의 활약 역시 양의지의 영리한 볼배합, 투수리드가 돋보였다.
이승엽 감독은 23일 광주 KIA전이 장맛비로 취소된 뒤 “양의지의 볼배합을 통해 우리 팀 모든 투수가 효과를 본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포수 평균자책점 1위가 양의지(3.27)다. 올 시즌 그 어떤 포수도 마스크를 꼈을 때 양의지보다 실점이 적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는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많이 쓰는 포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덕아웃에서 의지가 볼배합 하는 걸 보면, 집요할 정도로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포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집요하게’라는 단어가 중요하다.
상대 약점을 잘 파고든다는 의미다. 기본적인 타자의 데이터에 경기흐름, 타자와 투수의 당일 컨디션 등을 종합해 최대한 확률 높은 사인을 낸다. 예를 들어 이 감독은 후반기 첫 경기서 마무리 홍건희에게 평소와 달리 변화구 사인을 많이 냈던 건, 홍건희의 몸쪽 제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 당시 타석에 들어선 KIA 타자 일부는 그날 슬라이더 혹은 해당 계열의 공에 약했다.
볼배합은 정답이 없다. 결과론이다. 그러나 공식과 이론은 있다. 양의지는 이게 확실하다. 그리고 고집하지 않는다. 투수들에게 완벽한 신뢰를 얻는다. 지난 4년간 NC에 있었기 때문에, 현재 두산 젊은 투수들과 과거에 많이 맞춰봤다고 하기 어렵다. 그만큼 양의지가 빠르게 적응했다는 얘기다.
이 감독은 “투수가 포수가 원하는 위치로 100% 던지지는 못한다. 그래도 우리 투수들이 포수(양의지)를 믿고 그곳에 던지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같다. 양의지의 볼배합도 우리 투수들이 상승세를 탄 요인이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이 감독이 두산 젊은 포수들에게 ‘양의지를 배워라’는 등의 얘기를 하지는 않는다. “투수들의 상승세에 의지 영향이 있지만, 선수들과 직접 그런 얘기를 해보지는 않았다. 의지를 배우라고 직접적으로 얘기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펜에서 지켜보는 투수들도, 덕아웃에서 경기에 안 나가는 선수들도 다 느낄 것이다”라고 했다. 두산이 왜 양의지에게 152억원을 투자하는지 잘 드러난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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