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화재 책임 물어 계약 해지하겠답니다" [더 머니이스트-아하! 부동산법률]

2023. 7. 2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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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의 잘못으로 임차한 건물에 훼손이 발생하면 건물주와 권리금회수를 놓고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복구가 가능한 훼손 정도는 건물주라도 세입자의 권리금보호 규정을 깨트릴 수는 없습니다.

상가 임대차 보호법(이하 상임법)에는 세입자가 임차한 점포에 중대한 훼손이 발생한다면 권리금회수가 어렵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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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 "저의 부주의로 인해 운영하는 점포에 불이 났습니다. 문제는 건물주가 화재사고의 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겁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권리금 회수를 주장하자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책임은 인정하지만, 권리금마저 포기하자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세입자의 잘못으로 임차한 건물에 훼손이 발생하면 건물주와 권리금회수를 놓고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가 임대차에서는 세입자의 행동에 따라 권리금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임대차 기간 중 세입자가 임차한 점포에 훼손이나 파손이 일어나는 경우는 많습니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복구가 가능한 훼손 정도는 건물주라도 세입자의 권리금보호 규정을 깨트릴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세입자의 고의 및 과실로 인해 임차한 점포의 훼손이 복구가 어려울 경우입니다. 상가 임대차 보호법(이하 상임법)에는 세입자가 임차한 점포에 중대한 훼손이 발생한다면 권리금회수가 어렵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훼손의 고의성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로 인해 건물이 훼손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상임법에선 고의뿐 아니라 세입자의 과실로 인한 건물의 훼손도 권리금보호가 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의든 과실이든 세입자의 행위나 관리 소홀로 인해 건물의 중대한 파손 및 훼손이 발생한다면 권리금회수 기회를 주장하기엔 어려움이 따릅니다.

건물을 훼손했다고 해서 무조건 권리금이 보호되지 않는다고 보기엔 첨예한 대립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 법률 규정에서는 '세입자가 저지른 훼손이나 파손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로 범위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세입자가 저지른 훼손이 현재 임대차는 물론 앞으로 신규 세입자를 구할 때 영향을 끼칠 정도라면 중대한 과실로 판단되는 것입니다.

세입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훼손은 민사상의 책임까지 따릅니다. 다시 말해 권리금회수는 커녕 건물주에게 피해비용을 배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민법 제202조에 따르면 '점유물이 점유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멸실 또는 훼손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입자의 잘못으로 임대차를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훼손이나 복구가 어려운 멸실이 생겼다면 그 손해를 건물주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다만 고의나 선의에 의한 파손에 따라 책임 배상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입자의 과실로 인한 점포의 훼손은 단순히 권리금회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세입자가 우려해야 할 점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임대차 해지 사유가 된다는 점입니다. 즉 권리금회수 기회도 보장받지 못하며, 건물주가 계약해지를 통보한다면 건물을 반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건물주가 세입자의 갱신요구권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됩니다. 권리금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와 갱신요구권 거부 사유는 상임법상 같은 법률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입자의 고의 및 과실로 인한 건물의 중대한 훼손은 세입자의 권리가 상실되는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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