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D-1년] ② 브레이킹 첫선…혼성종목 늘고 역도는 축소
'100% 성평등 대회'…경보 혼성계주 도입·아티스틱 스위밍 남자 출전 허용
'약물 파동' 역도는 금메달 14→10개 줄어들어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1년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젊고 도시적이며 평등한' 올림픽으로 치러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변화해가는 젊은 스포츠 팬들의 취향에 맞춰 올림픽 종목에 조금씩 변화를 줘왔다.
'X게임'으로 불리는, 젊고 반항적인 이미지의 종목들이 지속해서 올림픽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에 스노보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시작된 이러한 변화는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서핑 등 3개 종목이 추가된 2020 도쿄 하계 올림픽까지 이어졌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는 춤 실력을 겨루는 브레이킹이 새 종목으로 더해진다.
브레이킹은 힙합 문화 태동기인 1970년대 뉴욕 브롱크스에서 발흥한 길거리 댄스 스타일을 총칭하는 말이다.
수십년간 뒷골목 젊은이들의 열정을 연료 삼아 하위문화로 발전해온 브레이킹이 '엘리트 스포츠화'되는 것은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201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하계청소년(유스)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이 성공리에 치러지자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IOC에 제안해 정식종목이 됐다.
젊은이들이 남녀 힙합 댄서를 뜻하는 말인 '비보이'와 '비걸', 그리고 대결을 의미하는 '배틀'은 이제 '스포츠 용어'로도 회자할 전망이다.
'올림픽 브레이킹'은 다른 대다수 브레이킹 대회와 마찬가지로 일대일 배틀 방식으로 치러진다.
5명의 심사위원이 창의성, 개성, 기술, 다양성, 퍼포먼스, 음악성 등 6가지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비보이 16명과 비걸 16명이 금메달을 놓고 열띤 춤사위를 펼친다.
브레이킹은 대회 막바지에 치러진다. 11일이 폐막일인데 9∼10일에 브레이킹 경기가 진행된다. 유럽 힙합 문화의 중심지로 손꼽히는 파리는 브레이킹의 인기가 매우 높은 도시다.
올림픽 본선 출전권은 남녀 각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1명, 대륙별선수권대회 우승자 5명, 그리고 올림픽 예선 통과자 10명에게 주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비보이 '윙' 김헌우가 파리 입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다.
그는 이달 초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남녀 각 40명이 출전하는 올림픽 예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브레이킹이 더해지고 야구, 가라테가 빠지면서 파리 올림픽의 정식종목은 도쿄에 비해 32개로 하나 줄었다.
이밖에 '100% 성평등 대회'라는 목표에 맞춰 세부 종목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있다.
도쿄 대회에서 양궁과 유도에 혼성 단체전을 도입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이번 대회에는 육상에서 새로운 혼성 종목이 신설됐다.
도쿄 대회까지 정식 종목이었던 경보 남자 50㎞ 경기가 폐지되고, 대신 남녀 1명씩 팀을 이뤄 42.195㎞를 걷는 경보 혼성 계주가 도입된다.
경기는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가 차례로 10㎞씩을 번갈아 걷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마지막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은 여자 선수다.
선수 교대 지점을 넉넉하게 잡아 상징적인 숫자인 '42.195㎞'를 맞췄다.
복싱은 남자 금메달은 하나 줄이고, 여자 종목은 하나 늘려 '남녀평등'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이에 따라 남자부 체급은 51㎏, 57㎏, 63.5㎏, 71㎏, 80㎏, 92㎏급에 92㎏ 이상 무제한급까지 7개가 됐다.
여자부는 도쿄 대회 때의 5개에서 6개 체급으로 세분화 됐다. 50㎏, 54㎏ 57㎏, 60㎏, 66㎏, 75㎏급으로 나뉘어 경쟁한다.
여자 복싱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금메달 3개가 걸려있었는데, 8년 만에 2배로 늘어난다.
'남자 금메달리스트'가 처음 탄생할 종목도 있다.
'금남(禁男)의 종목'이던 수영 아티스틱 스위밍에 남자 선수 출전이 허용된다.
올림픽 아티스틱 스위밍에서는 2명이 나서는 듀엣 종목, 8명이 팀을 이뤄 축전하는 팀 종목 등 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데, 팀 종목이 '혼성 종목'으로 탈바꿈한다.
각 나라 팀 종목 대표팀은 8명으로 이뤄지는데 최대 2명의 남자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
역도는 불명예스러운 사유로 금메달 수가 줄어들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 '사후 도핑 테스트'에서 역도 선수들이 대거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여파다.
여기에 국제역도연맹(IWF) 집행부가 도핑 테스트 기피를 방조하고, 회계 부정 등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면서 역도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싸늘해졌다.
IOC는 역도의 올림픽 종목 퇴출 가능성을 시사하고, 올림픽 정식 종목 체급 수와 출전 선수를 줄이며 경고의 강도를 높이더니, 결국 역도에 걸린 금메달 수를 기존 14개에서 10개로 확 줄여버렸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남자 5체급(61㎏, 73㎏급, 89㎏급, 102㎏급, 102㎏ 이상급), 여자 5체급(49㎏급, 59㎏급, 71㎏급, 81㎏급, 81㎏이상급) 등 총 10개 종목만 열린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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