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팬들 야유 이겨내고 디오픈 트로피 클라레 저그 품은 하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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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브라이언 하먼(미국)은 뜻밖에 영국 팬들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하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끝난 제151회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를 6타 차로 따돌린 넉넉한 우승이었지만 대회장을 찾은 팬들은 대부분 하먼의 우승을 바라지 않았던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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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브라이언 하먼(미국)은 뜻밖에 영국 팬들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하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끝난 제151회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를 6타 차로 따돌린 넉넉한 우승이었지만 대회장을 찾은 팬들은 대부분 하먼의 우승을 바라지 않았던 분위기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하먼이 1번 홀 티샷을 날릴 때 갤러리 쪽에서 '벙커로 들어가라'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대회장에서 50㎞ 정도 지역에서 자란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나 역시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4년 대회에서 우승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현지 팬들이 바라는 챔피언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이 있지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선수인 하먼에게 호의적인 반응이 별로 나오지 않은 이유다.
하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누구나 응원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괜찮다"며 "그런데 팬들이 내가 잘 못하기를 바랐다면 오히려 내게 잘 대해줘야 했다"고 말했다.
팬들의 야유에 오히려 더 우승하려는 동기부여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3라운드에서 4번 홀까지 보기를 2개 하자 어떤 팬이 '당신은 안 돼'라고 하더라"며 "그런데 오히려 그 말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1987년 1월생인 하먼은 36세에 PGA 투어 3승이자 메이저 첫 우승을 달성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우승한 그는 "우승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면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며 "장타를 앞세운 젊은 선수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 내가 우승할 차례가 올 것인지 생각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오른손을 쓰고, 골프만 왼손으로 하는 하먼은 키 170㎝로 작은 편이다.
비거리 역시 짧은 편으로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 283야드로 대회에 나온 156명 가운데 126위일 정도로 하위권이었다.
그런데도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퍼트가 원동력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하먼은 3m 안쪽의 퍼트를 59번 시도해 58번 성공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그 한 번의 실패도 고비였다.
4라운드 13번 홀(파3)에서 약 2m 파 퍼트를 놓쳐 2위와 격차가 4타로 좁혀진 것이다.
비슷한 시간에 공동 2위 중 한 명이었던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가 16번 홀(파4) 버디 기회를 잡아 3타까지 따라붙을 판이었다.
경기 내내 5타 차로 앞서다가 막판에 상황이 묘하게 바뀔 위기였다.
그러나 하먼은 14번 홀(파4)에서 12m 장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해 한숨을 돌렸고, 15번 홀(파5)에서도 2.5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넣고 다시 5타 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우승을 굳혔다.
이번 대회 기간 하먼은 퍼트 수를 106개로 막았다. 라운드 당 26.5개인데 이는 최근 20년간 이 대회 우승자 가운데 최소 퍼트 수다.
2017-2018시즌부터 이 대회 전까지 하먼은 PGA 투어에서 '톱10' 성적을 29차례 기록했으며 이는 해당 기간 우승이 없는 선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비거리가 짧아 우승까지 가는 한 방이 부족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린 위에서 워낙 완벽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면서 클라레 저그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몇 년 전에 처음 시도했던 거울을 보며 퍼트 연습을 하는 것을 올해 다시 시작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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