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뷰티 이어 K건설…말레이서 韓기업 위상 높인 삼성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모듈화 등 적용…그린 수소 사업에도 참여
[편집자주] 국내경기의 침체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건설수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우리경제에 큰 공헌을 했던 건설업계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런 해외건설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원팀코리아'를 통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뉴스1>에선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다변화, 고수익 전략을 끌어 나가는 해외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K팝을 시작으로 K뷰티·K푸드에 이르기까지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대한민국(K) 건설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신뢰’와 ‘기술’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삼성엔지니어링 얘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한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혁신 전략을 총집약해 적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현지 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기본설계에서 설계·조달·시공으로 이어지는 ‘FEED to EPC’ 방식으로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정률 95.5%’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순항 중…추가 수주로 입지 다져
24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의 빈툴루 지역에선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가 순항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담당하는 이 사업은 하루 5000톤의 메탄올 생산이 가능한 플랜트를 짓는 것이다. 주정부가 주도하는 첫 프로젝트로, 국가적 이목을 받는 핵심 사업으로도 꼽힌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 2월 사라왁 펫켐사로부터 기술선·설계·조달·시공·시운전(LEPCC)을 수주했다. 사업 기간은 내년 3월까지로 수주 금액은 1조4000억원이다. 이달 기준 공정률은 95.5% 수준으로, 현재 공사를 완료하고 시운전 착수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당 사업 수주는 삼성엔지니어링의 FEED to EPC 연계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된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8년 초 개념설계(Pre-FEED)를 시작으로, 2019년 4월 FEED 등을 수주하며 프로젝트 전 과정에 참여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사라왁 가스 플랜트 건설 사업인 ‘말레이시아 Shell OGP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현지에서 입지를 다졌다. 수주 금액은 8900억원 규모로,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 자회사인 ‘사라왁쉘’이 발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가스 매장량의 50%를 차지하는 사라왁 지역 시장 선점·신규고객 확보·유망시장 메탄올 분야 진출 등에 의미가 있다”며 “특히 그동안 삼성엔지니어링이 공들여 온 FEED to EPC 수주 전략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효율성 제고위해 모듈화·설계자동화 기술 등 적용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모든 혁신 전략을 해당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 플랜트 건설 현장은 지역·날씨 등 현장 여건, 장비, 인력 상황 등 매우 가변적인 환경에 노출되는데, 이런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생산·효율성을 제고할 목적에서다.
우선 이들은 가급적 관리가 쉬운 환경에서 미리 제작·설치함으로써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는 ‘모듈화 전략’을 프로젝트에 도입하고 있다.
또 필수 설계조건 입력만으로 강도계산부터 설계 도면까지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설계자동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면 작업시간 단축과 함께 오류나 단순 실수를 줄여 설계 품질을 높이고, 투입 자원을 줄여 원가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이외에도 △EPC 착수 전 단계부터 기자재 설계 사양을 선 확정하고 제작·조달하는 전략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EPC를 고려해 업무 단위를 생성하고 시공 중심의 계획을 수립해 진행 현황 등을 관리 △PC 적용 확대 △공사 비계 사전제작 등으로 프로젝트 수행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프로젝트 성공 수행·파트너십 확대…그린 수소 사업에도 참여
삼성엔지니어링은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의 성공 수행·사라왁 주정부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연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사라왁 H2biscus 청정 수소(그린 수소) 프로젝트’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 초부터 말레이시아 SEDC 에너지·롯데케미칼·포스코와 함께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석유공사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에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한 그린 수소·암모니아를 국내로 도입하는 것이다. 오는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9월 사라왁 전력청과 ‘수력기반 신재생 전력 공급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차근히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타당성 조사를 끝내고, FEED를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린 수소·암모니아가 국내로 도입돼 사용될 경우 국내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그린 수소는 태양광·수력·풍력·지열 등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해 자연환경이 중요하다”며 “말레이시아는 자연환경·우리와의 지리적 접근성 등이 탁월해 (사업에) 최적의 입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사는 미래 신사업으로 수소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등의 분야를 꼽고 있다”며 “투자를 통한 기술 확보,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 사업 개발 등 전사적으로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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