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값 상승과 분양가 인상의 '불편한 관계 진실'
[편집자주]1년 반째 이어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국내 건설업계를 패닉에 빠뜨렸다. 국제 유연탄 가격 불안에서 촉발된 시멘트 가격 상승과 레미콘 부족 사태가 공사비 폭등으로 이어져 소비자가 부담하는 아파트 분양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기세다. 하지만 정작 가격 인상의 당사자로 지목된 시멘트업체들은 올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은 급격한 원가 상승으로 가격 상승분을 자체 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수요자인 레미콘과 건설업계는 시멘트업체들이 판관비 증가 등 경영 비효율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자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기사 게재 순서
(1) 시멘트값 상승과 분양가 인상의 '불편한 관계 진실'
(2) "우리도 돈 못 벌었어" 시멘트-레미콘 업계 으르렁
(3) 건설업계 "올 가을 레미콘 대란 또 올 수 있어"
국내 양대 시멘트업체인 쌍용C&E와 성신양회가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14%가량 인상하면서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전면전을 선포할 기세다. 건설업계는 건설 주요 자재 중 하나인 시멘트 가격 인상 시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고 궁극적으론 아파트 등의 분양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만큼 시멘트값 인상이 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멘트업계는 전체 분양가에서 시멘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임에도 오히려 건설업계가 공사비 상승 책임을 회피하는 동시에 분양가를 올려 수요자들에게 전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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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는 원가 상승과 친환경 설비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가격 인상 이유로 내세웠다. 앞서 환경부는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규제 대상에 시멘트를 포함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업체들은 '선택적 촉매환원설비'(SCR)를 갖춰야 한다. 시멘트업체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기준은 기존 270ppm에서 118~168ppm으로 낮아져 2027년 6월까지 모든 소성로의 배출 기준을 맞춰야 한다.
시멘트업계는 현재 가동 중인 35개 소성로에 연간 SCR 운영비는 7000억원, 초기 설치비를 포함해 1조8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C&E와 성신양회가 설비투자를 이유로 시멘트 가격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나머지 업체들도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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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공사비 인상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는 사업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며 "최근 한 조합이 공사비 인상률이 지나치다면서 시공계약 해지를 가결시키자 시공사가 오히려 안도했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정비사업 현장의 공사비 분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에선 GS건설이 조합에 3.3㎡(평)당 공사비 1000만원을 요구했다가 시공계약을 해지 당한 일이 발생했다. 건설업계는 내년엔 '공사비 1000만원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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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연탄 공급망이 대혼란을 겪었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인상분을 모두 반영할 수 없었다"며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시멘트 가격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국제 시멘트 가격은 톤당 평균 15만원 수준이며 미국은 20만원을 넘었고 일본 17만원, 브라질 14만원 등이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한국의 경우 그나마 최근 인상에 따라 톤당 12만원 안팎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시멘트 가격이 아파트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수준이란 주장이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전용면적 100㎡ 아파트 한 채를 짓는 데 필요한 시멘트 양은 20톤으로 비용은 240만원 선이다. 3.3㎡당 공사비가 750만원인 경우 전용 100㎡ 아파트 한 채를 짓는 총 비용은 약 2억2700만원 정도. 이때 시멘트 비용은 총 공사비의 1.06% 수준이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값을 인상하지 않아도 건설업계는 공사비를 이유로 분양가를 올렸다"면서 "시멘트 가격 상승이 수요자인 레미콘과 건설업계에 영향이 있겠지만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이라고 볼 순 없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는 시멘트 단가 상승으로 아파트 공사비가 3.3㎡당 1만7000~1만7300원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예를 들어 전용 84㎡ 1082가구 아파트 공사현장의 경우 ▲레미콘 7억8300만원 ▲드라이 모르타르 7300만원 등 총 9억1000만원의 공사비가 오른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멘트업체 입장에선 과거보다 시멘트를 더 많이 사용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유연탄값이 떨어지더라도 곧바로 인하분을 반영할 순 없겠지만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이 아니어서 협상이 어렵다"고 했다.
공사비 상승은 시멘트뿐 아니라 다른 요소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안전비용이 늘고 인건비가 많이 올라 외국인 인력 수급대책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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