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염정아 “수영도 못하던 내가 수중액션을 하기까지” [인터뷰]

이승미 기자 2023. 7.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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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정아(50)에게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은 행복이자 기쁨으로 기억된다.

함께 한 모든 배우, 스태프들과 나눈 깊은 유대감과 일체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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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아티스트컴퍼니
배우 염정아(50)에게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은 행복이자 기쁨으로 기억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도 때문만은 아니다. 함께 한 모든 배우, 스태프들과 나눈 깊은 유대감과 일체감 때문이다. 촬영을 마친 후에도 동료들과 수다를 떨기 위해 “집에 가지 않고 1초라도 더 현장에 붙어서 있으려고 했을 정도로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돌이켰다.

1970년대 바닷가 마을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해녀들이 밀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그는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 역을 맡아 생존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억척스러운 해녀 조춘자를 연기한 김혜수와 투톱 주연으로 나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염정아는 행복했던 현장에서도 특히 김혜수와 나눴던 깊은 교감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언니와 함께했던 몇몇 순간들은 지금도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애틋하다”는 그는 “언니는 웃음도 눈물도 많고, 무엇보다 정말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언니의 사랑을 받으며 연기했던 모든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며 미소 지었다. ●“수영도 못하던 내가 수중액션까지”

수중 촬영이 상당한 이번 영화는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는 그에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수영을 배워봐야 겠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지만 한국 최고의 감독 중 한명인 류승완 감독의 러브콜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고 힘줘 말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수중훈련에 임했어요. 신기하게도 하다보니 정말 되긴 되더라고요? 물에서 숨 참는 법부터 수경을 없이 눈 뜨는 법, 물속에서 호흡기를 떼었다 물었다 하는 법까지 하나하나 다 배웠어요. 수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이 배웠는데 오히려 물 위에서 하는 수영 같은 것들은 여전히 잘 못해요.”

김재화, 박경혜 등 동료 해녀들을 연기한 후배들의 도움이 컸다. 함께 ‘숨 참기’ 훈련부터 시작했던 후배들이 자신과 달리 금방 인어처럼 물속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모습이 놀랍기도 했다.

“해녀 역할을 맡은 배우들과는 늘 함께였어요. 우리 중 한 명만 물에 들어가는 장면이라도 모두 현장에 함께 있어 줬어요. 누구 하나 다른 곳을 보는 사람 없이 그 사람을 바라봐 줬죠. 힘든 촬영을 해내면 다 같이 박수쳐 주고, 또 어느 때는 다 같이 울기도 했어요. 함께 한다는 것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 수 있었던 현장이었어요.”

●“류승완·최동훈 감독, 모두 완벽주의자”

그는 충무로에서 오락액션영화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류승완, 최동훈 감독과 모두 함께 해본 몇 안 되는 배우다. 류 감독과는 이번 영화로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최동훈 감독과는 ‘범죄의 재구성’, ‘전우치’, ‘외계+인’ 1,2부까지 네 작품이나 함께 했다.

“두 감독님의 공통점은 현장 준비가 정말 완벽하다는 거예요. 준비가 좀 소홀한 현장들도 많거든요. 또 두 분 모두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연출자이시다 보니 모든 게 머리에 정확하게 있어요. 때문에 디렉션도 정확하시죠. 절대 처음부터 배우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요구하시진 않지만, 연기적으로 헤매고 있을 때 질문을 하면 정말 명쾌한 답을 주시는 스타일이에요.”

연기밖에 모르던 그가 최근까지 심취해 있던 취미는 ‘식혜 만들기’다. 한 번 만들 때마다 5~6시간씩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식혜를 선물 받은 지인들의 “맛있다!”는 반응에 신이 나서 열심히 만들어 선물하고 또 선물했다. ‘밀수’ 스태프와 배우들은 물론, 오랜 팬에게 택배 배송까지 했다.

“요새는 날이 더워서 잠깐 쉬고 있는데 정말 열심히 만들었었죠. 하하! 10리터짜리 밥통으로 만들면 2L 패트병으로 세 병이 나오는데, 한 사람당 세 병씩 선물했어요. 한 병씩 주면 섭섭하잖아요! 그래서 한 번에 한 명씩한테 선물 못해요. 정말 매일 매일 만들었었어요. 촬영 하고 집에 가면 하루 종일 식혜 만드는 게 일이었다니까요. 하하하!”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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