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재건축’ 여의도·목동… “좋다니까 하는데, 효과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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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자금 시장의 경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탁 방식 재건축을 선택한 서울 내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에 신탁 방식이 아니면 자금 유통의 불안 등으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신탁 아니면 재건축 사업장 안 돌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다만 대주단과 정부가 신탁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세가 된 것이지 조합원들이 사업 속도 등에 효과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선택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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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탁사 특례 통해 사업 속도 높이려 하기도
초기 단계인 만큼 리스크 있다는 지적도
“사실 조합 방식이 과거 조합장 비리로 말이 많았지만 떼먹어봐야 신탁 방식 수수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안정된 전문성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등 장점이 있다고 해서 신탁 방식에 동의했다.”(여의도 A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해도 속도는 15년~20년 걸리던 게 몇 년 정도 빨라지는 수준일 것이고 돈도 더 들 거다. 하지만 최근 시대적 흐름이 신탁을 선호하고 주민들도 여기에 동참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대다수 목동 단지 신탁 방식을 선택하게 된 것 같다.”(목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자금 시장의 경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탁 방식 재건축을 선택한 서울 내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신탁사는 여의도·목동 등을 중심으로 자금의 안정성과 빠른 속도 등 장점을 내세워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실제로 속도가 빨라지거나 리스크가 적다는 확신은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신탁 방식 재건축 바람이 가장 거센 곳은 여의도와 목동 노후 아파트 단지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16개 단지 중 7곳은 신탁 방식을 선택했다. 시범·수정·광장(3~11동)아파트는 한국자산신탁을, 한양·공작아파트는 KB부동산신탁, 삼익아파트는 한국토지신탁, 은하아파트는 하나자산신탁을 신탁사로 선정했다.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단지들도 잇따라 신탁사와 맞손을 잡고 있다. 목동 10단지는 최근 한국토지신탁을, 목동 14단지는 KB부동산신탁을 신탁사로 선정했다. 목동 9단지도 뒤처진 속도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5월 예비신탁사로 한국자산신탁을 선정했다.
이처럼 신탁 방식 재건축 정비사업이 유행처럼 번지는 데는 자금조달이 쉽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배경이 있다. 신탁사가 자금조달을 책임지기 때문에 자체 자금이나 신용 등으로 정비사업에 드는 비용을 부담한다. 금융지주 계열의 일부 신탁사는 이주비 대출이나 중도금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해 주기도 하는 등 금리 경쟁력이 확보되기도 한다.
또 최근 정부는 신탁 방식 정비 사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을 포함하는 정비사업의 시행과 운영에 대해 신탁사 특례를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통해 정비사업 기간을 기존 조합 방식보다 2~3년 이상 단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신탁 방식이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 공사를 완성 사업장이 거의 없다. 표준계약서도 마련돼 있지 않아 신탁사마다 계약 조건이 제각각이라는 단점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에 신탁 방식이 아니면 자금 유통의 불안 등으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신탁 아니면 재건축 사업장 안 돌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다만 대주단과 정부가 신탁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세가 된 것이지 조합원들이 사업 속도 등에 효과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선택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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